향심기도에 관한 가장 훌륭하고, 가장 포괄적이며, 가장 실용적인 저작
“당신이 기도할 때에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시는 당신 아버지께 기도하시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당신의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갚아 주실 것입니다”(마태 6,6).
이 책은 그리스도교의 관상 수행과 향심기도에 관한 안내서다. 향심기도와 같은 관상 수행은 우리를 하느님 체험으로 이끌어 주는데, 저자 데이비드 프레넷은 이 기도의 여정을 우리가 어떻게 계속 걸어야 할지 상세하면서도 섬세히 알려 준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향심기도를 심화하는 방법을 상급 수행자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 쓰였지만, 이제 막 이 여정을 떠난 초심자는 물론이고, 그리스도교와 다른 전통에 있는 구도자들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향심기도는 다른 영성 전통에서 실천하고 있는 명상과 언뜻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리스도교의 관상 전통에서 나온 것으로, 그저 침묵으로 기도하는 방법이다. 향심기도 수행은 14세기 영성 작품인 『무지의 구름』의 가르침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가르침을 비롯하여 모든 관상 수행은 예수님의 말씀과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에 뿌리를 둔다. 그리스도교의 관상 수행은 트라피스트회 수도승인 토마스 머튼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머튼의 저작은 수많은 신앙인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들의 영적 목마름을 더 깊어지게 했다. 이후, 또한 트라피스트회 수도승인 윌리엄 메닝거와 바실 페닝턴, 토마스 키팅이 고대 그리스도교의 원천으로 시선을 돌려, 향심기도라는 침묵 기도 방법을 발전시켰고, 관상을 향한 수도원 밖 수행자들의 목마름을 풀어 주었다.
향심기도는 하느님과 관상적 관계를 맺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생각과 심상, 인식을 넘어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동의해야 한다. 향심기도와 관상은 흔히 연속선상의 양 끝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말하자면 한 끝에는 우리의 활동이 우세한 ‘능동적인 향심기도’가 있고, 다른 한 끝에는 하느님의 활동이 우세한 ‘수용적인 관상’이 있는 것이다. 향심기도에는 상징이 필요하지만, 관상은 개념이나 상징 등 외적인 형태 너머에 계신 하느님과 직접 만나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 책은 우리가 이 관상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향심기도 수행을 심화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 수행을 시작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에 동의하는 도구로써, 거룩한 상징을 사용한다.
『무지의 구름』에서는 하느님, 예수님, 아멘, 사랑, 평화, 고요, 믿음, 신뢰 같은 한두 음절의 단어를 상징으로 선택한다. 그런데 우리는 토마스 키팅이 이 책의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자신의 숨이나, 내면의 바라봄(glance)을 상징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심지어 하느님의 거룩한 무(無) 안에서, 어떤 상징도 없이 수행할 수도 있다. 이 책 제1부에서는 각각의 거룩한 상징들을 우리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들여다보고, 또 이것들이 우리가 맞이할 각기 다른 영적 계절에 어떻게 유익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할 상징의 종류나 내용,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상징을 가지고 수행하는 방식, 곧 기도에 임하는 태도다. 그래서 제2부에서는 관상 수행을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될 두 가지 태도를 제시할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성령과 당신의 직관이 안내자가 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