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어디로 가 버렸죠? 어릴 땐 내 앞에 펼쳐진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내 세상이 산산조각났어. 그 세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어!’
‘우리는 행복할 거야. 서로를 기다리면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그리고 꿈을 꾸면서.’
방황 끝에 결국엔 진정한 사랑을 쟁취해내고야 말 청춘들을 응원하는 이야기
‘모든 소중한 것들은 뒤늦게야
찾아 헤맨 이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랑이 끝내 운명으로 이어져
숨겨진 가치를 가리운 장막을 걷어 올리므로.’
테니슨의 시구처럼 《레드먼드의 앤》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서, 열정과 무지가 뒤섞인 방황 끝에 결국에는 소중한 삶의 가치와 사랑을 찾아낼 청춘들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년 전에 앤은 초록지붕 집에 닥쳤던 불행(매슈의 죽음과 마릴라의 실명 위기) 때문에 “이 길모퉁이를 돌면,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라고 다짐하며 레드먼드 대학 장학금을 포기했었다. 이후 에이번리 시골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열심히 일한 끝에, 앤 셜리는 드디어 길모퉁이를 돌아 레드먼드 대학에 진학한다.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유년기와 작별하고, 거대한 노바스코샤섬의 레드먼드 대학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험을 떠난 것이다.
대도시의 두려움도 잠시, 함께 유학온 옛친구들 길버트와 프리실라, 특히 앤만큼이나 사랑스러운 새로운 친구 필리파 고든 덕분에 학업은 물론이고 교우관계에서도 중심인물이 되어갔다. 그녀들이 모여 사는 ‘패티의 집’은 학생들의 아지트가 되어 늘 화제의 중심에 있게 된다. 한편 스무 살의 아름다운 여인이 된 앤에게 언젠가부터 엉뚱한 청혼들이 이어지는데, 여전히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앤은 크게 실망하며 거절한다. 문학 작품 속 장면들만이 진정한 사랑이라 믿는 앤은 결국 길버트 블라이드의 고백마저 냉정하게 거절하고 로이 가드너와 연애를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