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진짜 실력은 조용하게 증명된다”
시험 점수로는 얻을 수 없는 인생의 ‘실력’에 관하여
내 아이의 발달, 문해력, 인성의 기초가 되어줄 백년의 가르침
“위대한 교육법은 백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다”
자신의 삶으로 철학을 증명해온 교육학자가 전하는 마지막 당부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언제나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되는 ‘최고의 가치’이자 ‘골칫덩이’였다. 20~30대의 70%가 대학을 갈 만큼 교육 수준이 높지만, 부모와 자녀들은 엄청난 경쟁과 압박에 시달리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교육비를 감당해야 했다. 최근 젊은 부모 세대는 과거보다 교육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일방적으로 주입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교육을 한다고는 하지만, 내 아이의 상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많은 부모는 결국 이전 세대와 똑같은, 아니 그보다 더 심한 ‘점수 경쟁’에 휩쓸리게 되었다. 최근 아이를 향한 ‘인성 교육’ 또는 ‘인문적 소양’의 부재가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이 같은 교육 현실이 오랫동안 지속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그토록 어려운 교육 현실에도 불구하고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아버지’ 교육학자가 있다. 《백년의 부모 수업》은 나이 80에 이르기까지 평생 교육학자로 일해온 이해명 교수가 자신의 일생과 연구를 정리하여 젊은 부모 세대를 위한 당부로 녹여낸 교육 에세이다. 자신은 어떻게 아이를 길러냈는지, 시험 점수를 넘어 인생의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인지, 지금 젊은 부모 세대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등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교육의 가치와 방법을 한 권에 오롯이 담아냈다. 미국과 영국에서 효과적인 교육법과 교육철학을 배워 자녀들에게 적용시켜온 저자는 꾸준한 훈육과 독서 교육, 토론과 글쓰기 수업을 성장 과정에 맞추어 진행한 결과 아들을 예일대학교에 진학시킬 수 있었다. 영유아기부터 초등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중점을 두어야 할 교육의 방침을 세심하게 전하는 이 책은 초보 엄마와 아빠가 아이 교육의 밑바탕을 그리기 위한 ‘첫 번째 책’이 될 것이다.
“인생에 필요한 지능의 70%가 초등학교 때 결정된다”
언어 능력과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영유아기와 초등학교 시기
저자는 한 아이를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지 임신과 출산 단계에서부터 경험했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선구적이라 할 만한 ‘아버지 교육’의 주창자로서 저자는 영유아기부터 아이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언어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아이 뇌의 성장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유전자와 환경은 어떻게 아이의 지능을 형성하는지 공부하면서 과학적으로 검증된 교육 방법을 적용하고자 했고, 특히 아이가 초등학생 때는 같이 책을 읽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며 ‘문해력’의 바탕을 쌓아나갈 수 있었다.
저자는 이처럼 요즘 부모들도 궁금해할 만한 유년기 아이 교육의 과제를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와 자신의 경험을 들어가며 풀어낸다. 특히 아이의 지능과 성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유전자 그 자체보다 가정환경, 즉 ‘부모와의 원만한 관계’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인지와 언어 발달이 시작되는 영유아기에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아이에게 말을 걸고 감각 놀이를 많이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듣기 능력’을 발달시키면서 아이는 알고 싶은 것이 폭발하는 초등학교 시기에 진입한다. 이때부터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낭독과 함께 ‘읽기와 쓰기’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이가 부모와 같이 책을 고르고 읽는 과정을 통해 독서에 친숙해지면, 가정에서 가족들과 읽은 책에 대한 발표 및 토론 시간을 가지고 이를 다시 정리하는 논술이 이루어진다. 이같이 ‘독서, 토론, 논술’을 연속적으로 진행하는 학습법과 함께, 저자는 일생에서 기억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병행돼야 할 효과적인 외국어(영어 및 한문) 학습법으로 ‘문장을 통째로 외우는’ 방식을 제안한다.
“꾸준히 공부하는 가운데 정체성과 미래를 고민하라”
입시를 넘어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기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저자는 다른 어떤 것보다 친구 관계가 중요해진 자녀들의 고민을 듣는 시간이 늘어났다. 저자는 아이가 서서히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배려하는 동시에, 학교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아이가 어떻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놓지 않았다. 다만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미래와 전공 선택을 위한 더 긴밀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음에 아쉬움을 느끼면서, 저자는 부모가 입시 공부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아이의 삶의 방향까지 함께 고민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처럼 지극히 현실적으로 닥쳐오는 청소년기 부모들의 고민을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함께 녹여낸다. 우선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길목에 들어선 중학생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부모가 나서서 아이의 ‘자아 존중감’을 높여줄 것을 권한다. 무조건 아이를 칭찬하거나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입각해서 다양한 교외 활동에 나서며 사회성을 넓혀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야 한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는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학교를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며, 이는 단순히 ‘좋은 학군’을 넘어 아이가 긍정적인 자극을 받고 또 서로 시너지가 될 만한 교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초등학교 때부터 길러온 ‘문해력’이었음을 강조하며, 특히 고등학생 때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에 걸쳐 심화한 주제의 토론을 진행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팁까지 전한다.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고도 ‘공부의 기초’를 쌓는 저자의 교육법은 당장 시험 점수가 잘 나오지 않더라도, 꼭 모든 면에서 ‘우등생’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자립하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아이를 길러내는 부모의 투자가 위대한 유산이 된다”
내 자녀를 ‘사람답게’ 길러내기 위한 첫 번째 책
저자는 장성한 자신의 자녀를 길러낸 이야기뿐 아니라 손주의 미국 대학 입학과 졸업의 과정까지 아우르고, 자신을 길러냈던 마을 사람과 조상의 음덕까지 이르며 선조들로부터 이어져온 교육의 가치를 전한다. 그야말로 ‘한 세기의 세월로도 모자랐던 가르침의 여정’을 꼭꼭 눌러 담아 전하는 이 책은 단순한 ‘성공 사례’의 모음집을 넘어 결코 순탄치 않은 부모와 자녀 관계, 더 나아가 우리네 인생에 대한 하나의 초상을 그려낸다. 자녀를 기르는 데 있어 결코 완벽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교사에 대한 처우가 바닥까지 떨어진 오늘날의 세태를 지적하며 이기적인 부모가 자식의 인성까지 망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뼈를 때리는 조언과 깊은 공감 모두가 담겨 있는 이 책은 내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길러낼지 알려주는 하나의 유산이자 지혜로서 우리 곁에 오래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