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구석구석 어디든 상처가 생겼다면 찾아오세요.
몽글몽글한 구름 반창고를 붙여 줄게요!
적당히 촉촉하고, 보드라운 구름으로 만들어요
상처를 깨끗하게 치료해 주는 할머니의 구름 반창고
비가 온 다음 날, 할머니는 사다리를 높게 높게 올립니다. 촉촉하고 노긋노긋한 구름을 따 오기 위해서지요. 바구니 가득 가져온 구름을 조금씩 떼어 반창고 위에 올려 주고, 다양한 모양으로 예쁘게 오려 주면 할머니만의 특제 구름 반창고가 완성됩니다. 할머니네 마당은 조잘거리는 말소리와 웃음소리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요. 하루 종일 나무에 매달리기도 하고, 힘껏 뛰기도 하면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은 다쳤을 때마다 큰 울음소리로 할머니를 부른답니다. 하지만 어떤 상처도 무섭지 않아요. 상처 위에 폭신한 구름 반창고를 붙여 주고 할머니가 호오오오 깊은 숨을 불어 주면, 구름이 아픔만 쏙 가지고 하늘로 두둥실 날아가기 때문이지요. 할머니의 구름 반창고만 있다면 날마다 씩씩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답니다. 그런데 모두가 사라진 줄 알았던 마당에서 작은 울음소리가 들려요. 작은 강아지는 친구들과 함께 가지 않았나 봐요. ’할머니… 속상한 것도 반창고 붙이면 나아요?’ 정말 구름 반창고는 마음에 난 상처도 치료해 주는 마법의 반창고일까요?
호오오 깊은 숨을 불어 넣어 주는 할머니의 사랑
반창고처럼 상처를 감싸는 따뜻하고 애정 어린 마음
어른들은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는 어린이들을 향해 항상 걱정하는 말을 건넵니다. ‘조심해야지’ ‘그러다 다치겠네’ 소중한 존재가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지요. 그 마음은 진짜 다쳤을 때도 효과를 발휘합니다. ‘많이 아프겠네’ 공감해 주고, 호오오오 입으로 바람을 불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뚝 멈추거나 아픔이 사라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거예요. 이 책에는 그런 다정한 마음이 장면마다 가득가득 담겨있습니다. 구름 반창고뿐만 아니라 진열장 가득 보관해 둔 고드름 해열제와 봄바람 진통제는 물론, 아이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헤아리며 모든 말에 대답해 주는 할머니의 모습들은 구름 반창고처럼 보드랍고 포근하게 상처를 감싸줍니다. 마음이 다쳤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 어떤 것보다 구름 마시멜로를 둥둥 띄운 코코아 한 잔, 이야기를 들어주며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더 위로가 됩니다. 어쩌면 할머니의 반창고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건, 갓 따 온 신선한 구름이 아니라 빨리 낫기를 바라는 애정 어린 마음 아닐까요?
몸에도 마음에도, 아픈 상처는 언제든 생길 수 있어요. 더 중요한 것은 그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입니다. 누군가에게 진심 가득한 위로를 받고, 직접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고, 호오오오 불어서 아픔을 날려 보내는 과정은 상처가 잘 아물 수 있도록 돕는 적극적인 행동입니다. 상처를 잘 극복한 후에는 한층 더 씩씩해지기 마련이지요. 주위에 다친 누군가가 있다면 나만의 반창고를 건네주세요. 서로의 반창고가 되어 친구들과 함께 오늘보다 내일 더 밝게 뛰어놀기를 바랍니다.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구름 처방전
몽실몽실 띄워 올린 작가의 첫 번째 이야기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만든 박유니 작가는 솜처럼 보드라운 구름을 바라보며 이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먹구름과 뭉게구름, 양떼구름 등 다양한 구름들을 마음속에 띄우며 몽실몽실한 그림책을 완성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장면마다 숨어 있는 구름들을 잘 찾아보세요. 어디서든 할머니 주위를 맴도는 아기자기한 구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색연필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그림은 아이들의 보송보송한 하루와 할머니가 주는 따스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천방지축 어린이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네 마리의 강아지들과 어디에나 있을 법한 친숙한 할머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아이고 귀여운 내 강아지’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요. 아픈 상처나 속상한 마음이 생겼다면 언제든지 할머니를 찾아오세요! 오늘도 할머니는 구름 반창고를 아주 많이 만들고 계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