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의 기원을 배우고 저자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정열을 생각하게 하는 책★★
_이상희(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인류의 기원》 저자)
★★마치 한 편의 웰메이드 고고학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콘텐츠라면 이래야 한다!★★
_과학드림(과학 크리에이터, 유튜브 ‘과학드림’ 채널 운영)
★ 아마존 에디터 선정 최고의 책! ★
★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언 노운: 뼈 동굴〉 원작 ★
인류사를 뒤흔든 신인류의 흔적을 찾고자 동굴로 들어간 고인류학자들
이 시대 최고 고인류학자 리 버거가 밝힌 호모 날레디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2013년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류의 요람’에서 호미닌을 연구하고 있는 고인류학자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상주 탐험가로서 ‘라이징 스타(Rising Star)’라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리 버거와 프로젝트 핵심 팀원 중 한 명인 존 호크스. 이들은 탐사단과 함께 인류의 요람에 자리한 여러 고대 호미닌 발굴지 중 하나인 라이징 스타 동굴계에서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연구에 큰 변혁을 일으킨 디날레디 굴과 호모 날레디를 발견하고 놀라운 단서들을 연이어 발굴하며 새로운 인류종의 흔적을 찾는 과정을 진두지휘해왔다. 하지만 발굴을 시작한 지 겨우 3주 만에 1,000개가 넘는 뼈 화석을 수집할 정도로 인류의 가계도를 다시 쓰게 한 이 디날레디 굴에 정작 리 버거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동굴 깊숙한 곳까지 가기에는 지나야 할 길이 너무 좁고 구불구불하고 위험했으며, 무엇보다 리의 큰 키와 커다란 덩치는 동굴 탐사에 적합하지 않았다.
8년 넘게 연구를 이끌어오며 지휘 본부에 앉아 컴퓨터 화면으로만 발굴 과정을 지켜보고, 세상을 향해 절대 디날레디 굴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던 리 버거. 모든 공개 강연마다 복잡한 굴을 통과하기에는 몸은 고사하고 자아만으로도 이미 너무 크지 않냐는 농담을 던졌던 그는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결국엔 자신이 스스로에게 느낀 실망감을 달래는 방법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굴 깊숙한 곳에 자리한 호모 날레디의 흔적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자 했던 그는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탐사단과 함께 어둠 속으로 내려가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게 된다. 컴퓨터 화면과 사진을 통해서만 디날레디 동굴을 만나왔던 그가 25킬로그램을 감량하는 혹독한 다이어트 끝에 마침내 일생일대의 도전으로 디날레디 동굴로 향한다. 그리고 이 탐사에 호모 날레디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고 싶었던 제작사가 함께하며, 뼈 화석 발굴 작업을 생생하게 담아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언 노운: 뼈 동굴〉도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우리는 호모 날레디를 통해 인간다움의 기원을 배우고
호모 날레디를 정의함으로써 인간을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호모 날레디의 발견과 그들의 특성에 주목해야 할까? 호모 날레디는 뇌가 침팬지보다 약간 큰 수준이지만, 나머지 외형은 인간과 흡사하고 특히 인간과 같은 작은 치아가 있어 식생활이 인간과 비슷했다고 유추하고 있다. 또한 날레디 어린이 유골의 손 근처에서 도구(돌맹이)가 발견되었고, 유구 역시 여러 근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시신이 단순히 던져졌거나 흙이나 다른 퇴적물에 휩쓸려 동굴 깊숙한 곳까지 자리했다기보다 죽은 사람을 일관되게 다루는 의미 있는 방식인 망자 안치식, 즉 ‘매장’을 의심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디날레디 동굴 입구 돌에 새겨진 표지, 벽과 천장의 그을음, 불을 피운 흔적인 재, 숯 조각, 난로, 불에 탄 작은 동물의 뼈 등 날레디를 또 다른 인류의 기원으로 볼 만한 다양한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이런 발견은 호모와 호미닌 진화에서 상식으로 통하던 ‘뇌가 커야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이론’, 즉 뇌의 크기가 곧 인류의 기원을 의미한다는 인류사의 고정 관념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이 시기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 날레디와 함께 존재했지만, 훨씬 뒤에야 도구, 불 등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뇌가 작은 호모 날레디가 복잡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학계에 충격을 안겼고, 호모 날레디를 분명히 정의한다면, 결국 인간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기에도 충분했다.
고인류학과 고고학, 역사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떻게 자연과 갈라져 고유한 존재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연계의 경이로운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우리 기원을 찾아내고, 우리를 조상들과 연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호모 날레디라는 새롭게 발견된 인류의 조상은 우리의 진보를 제한하는 존재가 아닐뿐더러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지 이해하고, 호모 사피엔스로서 존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본질적인 면모를 파악하고 간직하고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다.
우리는 호모 날레디를 정의함으로써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 《케이브 오브 본즈》와 함께 호모 날레디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단어가 내포한 뜻은 무엇인지 재정의해보는 뜻깊고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