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게 너무 많아서 제대로 쉬어본 적 없는
소란스러운 천재 조니 선의 유쾌한 휴식 분투기
에미상 노미네이트 시나리오 작가, 베스트셀러 에세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바쁘게 달려온 조니 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며 숨 가쁘게 살아오던 중, 그만 지쳐버렸다. 일에 더 몰두하면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무리해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번아웃만 심해졌다. 그리하여 생애 처음으로 제대로 ‘쉬기로’ 결심했다. 죄책감 섞인 휴식이 아니라, 진짜 쉼이 되는 휴식을 찾아.
하지만 쉬는 동안에도 간단한 아이디어, 재미난 공상, 삶을 돌이키게 하는 단상이 계속 떠올랐다. 처음에는 소소하게 쓰고 그리다가, 푹 쉬려고 한 것이 무색하게 또 열심히 몰두한 끝에 한 권의 책으로까지 묶게 되었다. ‘쉬는 동안 만든 책’이라는 모순적인 출발점에서 탄생한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는 유머러스한 글과 진지한 성찰, 창작의 흔적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조니 선 표 ‘휴식 분투기’이다. 〈북페이지〉는 “이 책을 읽는 것은 삶이 아름답고 풍요롭지만 동시에 벅차고 두렵고 고단하다고 느끼는 한 사람의 내밀한 세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이라며, “자기 안의 모순을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쉬고 싶지만 오늘도 쉬지 못하는
쉬지 못하지만 여전히 쉼을 꿈꾸는
과로와 번아웃 언저리에 있는 모두에게
나이, 직업, 성별, 국가를 막론하고 현대인들은 스스로 몰아붙이듯 치열하게 살아간다. ‘번아웃’이라는 단어가 한번 대두된 이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일상어로 자리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휴식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마음, 일을 미루는 동안 더 복잡해지는 생각, 쉬는 중에도 일 언저리를 맴도는 강박적 태도 등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이 작품은 성취와 성과의 압박 속에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 책이 불안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해 끙끙거리는 이야기, 주방에서 계란물을 휘휘 저으며 떠올린 가족과의 따스한 추억 등, 늘어진 속도로 흘러가는 일상 풍경은 더없이 유쾌하고 다정하다. 쉬는 동안 공상은 끝없이 허무맹랑해지기도 한다. 그 와중에 문득 떠오른 영감을 스케치하듯 풀어낸 에피소드에서는 각광받는 예술가의 아이디어가 태동하는 순간을 엿볼 수도 있다.
글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조니 선 특유의 라인 드로잉은 이야기에 리듬을 더하고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삶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일기장이자, 창작의 괴로움과 희열이 군데군데 녹아 있는 창작 노트이며, 독창적 아이디어가 가득한 낙서장이다. “글마다 꾹꾹 눌러 담은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독자를 저마다의 기억으로 인도한다”라는 〈라이브러리저널〉의 추천평처럼, 과로와 번아웃의 언저리에서 오늘도 피곤해하는 이들에게 각자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힘과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