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이 새벽을 유영합니다.
에세이스트 송세아 작가의 첫 번째 시집 『새벽에 전화해도 되나요』가 출간되었다. 새벽 어스름이 깔린 거리, 푸른 달빛에 의지한 채 유유히 걷는 상상을 해본다. 선명하지 않은 장면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고. 그러니 그저 바라볼 뿐이라고. 시인은 시집을 통해 말한다.
마음에서는 언제나 또 다른 마음들이 자라난다. 이 마음 역시 어쩌지 못하는 것이라 두고 볼 뿐이다. 풀어헤치기 두려워 가만히 두었던 마음이 하얀 페이지에 검은 글자로 새겨져, 시가 되었다. 시집에 새겨진 마음들이 읽는 이에게 아늑하게 안착하길 바란다.
새벽에 전화해도 된다는 말은
언제고 전화해도 된다는 말,
돌아보면 내가 있다는 말,
혼자가 아니라는 말,
그러니 부디 외로워 말라는 말(43p).
까만 밤, 잠 못 이루는 밤, 어둡고 깊은 밤, 견디기 힘든 긴긴밤,
시인과의 새벽 통화가 읽는 이의 마음을 포근히 안아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