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 따위는 없다』는 동양철학의 매력을 통해 허무를 돌파해 나가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신메이P는 동경대 출신, 잘나가는 IT기업에 입사, 개그맨에 도전, 이라는 화려한 경력과는 달리, 무직과 이혼, 무기력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이불 속에서 보내는 현실과 마주한다. 자아찾기에 실패한 젊은이가 철학에 기대어 삶을 다시 붙잡고자 했던 여정은 어쩌면 그리 특별하지 않은 경험인지도 모르겠다.
책은 붓다의 ‘무아’, 용수의 ‘공(空)’, 노자의 ‘도’, 신란의 ‘타력’처럼 주옥과 같은 동양 철학의 핵심 사상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결코 관념적이지 않다. 오히려 저자는 철학을 살아 있는 일상의 언어로 번역해낸다. 자신이 먹은 편의점 치킨에서 우주와의 연결을 말하고, 가족이라는 관계의 픽션성을 유쾌하게 설명하면서도, 철학이란 결국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이어간다.
저자의 문장은 가볍고 익살스럽지만, 그 너머에는 치열한 사유가 있다. 이 책은 웃음을 유도하지만, 가벼운 웃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라는 존재가 실체가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 책은 그 물음에 완전한 답을 제시한다.
일본에서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은 이 책은, 단순한 철학 입문서를 넘어선다. 웃기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책, 가볍지만 결코 얕지 않은 책, 철학을 모르던 이에게 철학을 열어주는 책. 『나 자신 따위는 없다』는 차별화된 자아를 만들기위해서 노력하다 지친 우리들에게 말한다. "당신이 느끼는 허무는 잘못된 게 아니며, 나를 버릴 수 있을 때야 말로 비로소 보다 ‘나’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