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멀어질수록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어느새 엄마의 말투와 감정 표현 방식을 닮았다. 내면의 목소리를 외면한 시간은 나를 내게서 멀어지게 한다. 이 책은 그런 딸들의 내면을 따라간다. ‘착한 딸’이라는 이름 아래 눌러온 욕망, 말하지 못한 서운함, 사랑이라는 말로 감춘 통제의 기억들. 그 마음을 직면하면서 비로소 엄마와의 건강한 거리를 찾아가려는 딸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딸들은 오랫동안 타인의 언어로 자기 마음을 설명해왔다. 엄마의 방식으로 감정을 해석하고, 그 틀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말에 익숙하다. 그렇게 길들면 ’본래의 나’를 잃는다. 엄마에게서 배운 방식만으로는 내 마음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비로소 ‘내면의 나’가 살아난다. 그 목소리는 처음에는 낯설고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그 목소리를 따라가야 한다.
엄마의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거리두기. 그 거리는 냉정함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경계다.
엄마와의 경계선에서 나만의 존재로
그때 비로소 엄마는 나를 믿는다
“엄마와 사이가 나쁘진 않아요.”
습관처럼 그렇게 말하면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내면의 무력감과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다정하고 책임감 있는 딸로 살아왔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 앞에서는 점점 더 낯설어지는 여성들.
엄마는 늘 ‘너를 위한 길’이라고 말해왔다. 실수하지 않도록,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살도록. 그렇게 엄마는 딸의 삶을 이끌어 왔다. 그녀들은 엄마의 기대에 맞추느라 오랫동안 자신을 조절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의 색채를 잃어갔다. 그래서일까? 어린 시절부터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는 법’을 먼저 배운 딸이 많다. 엄마가 안심하도록 행동하고,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자신을 조심한다. 그러다 보니 자기감정과 자신의 욕구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난다.
이런 경향은 딸에게 모든 정성을 쏟아부으며 살아온 기성세대의 방식에서 비롯되었다. 사랑조차 통제의 언어로 표현되던 관계 안에서 딸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엄마의 마음을 먼저 읽는 법부터 익혀야 했다.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관계 회복 수업
《엄마는 아직도 내가 백숙을 좋아하는 줄 안다》
이제는 자신을 먼저 돌볼 차례다. 그동안 눌러왔던 마음, 잊힌 감정의 이름을 찾아갈 시간이다. 내 안에는 낯설고 어두운 또 다른 내가 있으며,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 그림자를 마주할 때 비로소 ‘진짜 나’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엄마와 딸은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지만, 그 사랑이 더는 억압이 되지 않기 위해 관계의 방식을 새롭게 찾아봐야 한다. 이 책은 그 변화의 길 위에 서 있는 당신을 위한 심리적 나침반이 되고자 한다.
엄마를 밀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중심에 세워야 한다. 엄마의 기대에서 한 걸음 물러나자. 그 선택은 ‘엄마의 딸’로서가 아니라 ‘진짜 나’로 살아가기 위한 길이며, 빌려온 언어가 아니라 자기만의 언어로 세계를 다시 그려보겠다는 조용한 다짐이다. 함께 그 여정을 떠나보자. 세상에 유일한 ‘나’로서, 조금은 서툴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