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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땀

초록 땀

  • 김화진
  • |
  • 작가정신
  • |
  • 2025-08-05 출간
  • |
  • 252페이지
  • |
  • 113 X 188mm
  • |
  • ISBN 9791160263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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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녹색, 남색, 진홍색, 빨강. 색색의 하늘을 가진 행성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_다이앤 애커먼, 『감각의 박물학』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모두 ‘색’으로 이뤄져 있다. 눈으로 인식 가능한 색의 종류가 수천만 가지나 되고, 가시광선 내 빛의 파장이 무한대에 가깝듯 색에 담긴 의미도 무궁무진 뻗어나간다.
김화진의 「초록 땀」에서 때로 색은 나라는 존재를 규정해주기도 하고, 삶의 새로운 조건이 되기도 한다. 땀이 말라서 초록의 흔적만 남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초록색의 땀. 남들과 다른 색의 땀을 흘리기는 하지만, 보영은 ‘문제’를 용기 있게 대면하고 이를 발판 삼아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향해 성큼 걸음을 내딛는다.
정치색의 상징이 되는 색도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색으로 인해 반목하고 대립하기 이전에 우리가 잊은 것이 있다. 색 이전에 빛이 있다는 사실을. 이서수의 「빛과 빗금」은 사랑이기도 온기이기도 기억이기도 한 바로 그 빛을, 빗금 저편에 선 사람을 헤아려보는 마음을 잊지 말자고 당부한다.
모든 빛을 지워버리는 색이 있다. 99.99퍼센트 빛을 흡수하는 블랙이 그것이다. 김희선의 「뮤른을 찾아서」에서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검정 중의 검정은 세계에 열린 하나의 빈틈, 흑암 속에 진짜 세상이 있음을 그려 보인다.



“냄새의 뇌관을 건드리면 모든 추억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_다이앤 애커먼, 『감각의 박물학』

‘향’은 후각이란 감각기관과 연관된다. 『감각의 박물학』의 저자 다이앤 애커먼은 “냄새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잠자는 감각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향기를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냄새는 너와 나를 구분 짓고 거리를 만들어낸다. 문진영의 「나쁜 여행」에 따르면 냄새는 맡는 존재와 맡아지는 존재를 나누고, 관계의 위치와 서열을 규정한다.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냄새로 일깨워진 감각은 이제 나에게로 향하면서 내 안의 낯선 향을 감지하게 한다.
공현진의 「이사」에는 알 것 같으면서도 맡아본 적 없는 냄새, 결코 사라지지 않는, 우리가 잠깐 우리를 떠날 때 급습하는 냄새가 등장한다. 냄새에 대한 기억은 길고 강력해서, 시시때때로 찾아와 잊고 있던 시간과 공간을, 사건을 소환한다. 그러나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기에 냄새는 불안과 공포를 야기한다.
이미 우리에게 도래한 미래, 인공지능 시대의 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 오감을 자극하는 냄새가 아닌 스산하고 환각적인 향, 몽롱하고 망각적인 홍차향이. 그곳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 헤매지만 찾을 수 없다. 그는 떠난 것이 아니라 ‘삭제’된 것이기에. 김사과의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에서 다른 모든 냄새를 지우고 도시를 가득 채우는 홍차향은 너의 부재를, 아직 남은 나의 부재조차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여기의 이야기

소설은 지금 여기의 우리가 발 디딘 삶의 매 순간을 펼쳐 보이기도 하지만, 과거를 되짚어 비춰 보이거나 미래를 가늠해 상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초록 땀』에 마련된 이야기들을 통해 지나온 삶의 시간들을 점검하고, 현재 향하고 있는 곳은 어딘지, 앞으로 나아가는 공간은 또 어떤 모습인지 다채롭고도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무지개의 색깔은 일곱 가지 색깔이 아니다.
무지개의 진짜 색깔은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초록빛의 땀,
정치적 신념을 넘어 광기를 드러내는 색,
99.99퍼센트 빛을 흡수해 진짜 세상을 보여주는 블랙

내가 색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색이 나를 찾아온다면? 김화진의 「초록 땀」에서는 투명하고 연한 초록색 땀이 내게로 온다.
요즘 ‘나’에게는 ‘숨 문제’가 생겼다.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쉬어 기도로 넘기는 일이 불편하고 힘들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게, 누군가 뱉은 말을 이해하는 게 어려워지면서다. 나는 회사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는 보영이 초록색 땀을 흘리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다. 신입이지만 시키는 일은 물론 시키지 않은 일도 척척, 부지런하고 일 잘하는 보영은 남들과 다른 땀을 흘리는 문제를 자기에게 주어진 제약으로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 때문에 주저하거나 웅크리는 대신 그 점을 이용해 오히려 시원스러운 걸음걸음을 자신의 삶 속으로 내디디는 모습이다. 초록빛의 낯설지만 신비로운 땀 한 방울은 이제 보영에게서 나에게로도 흐르게 된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색이 있는가 하면, 어떤 색은 진영과 분열, 신념을 넘어선 광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서수의 「빛과 빗금」은 작년 ‘12월의 그날 이후’를 그린다.
그날 이후 우리는 달라졌고 변했다. 아니 한편으론 달라지지 않았고 변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구호를 적은 깃발을 들고서 반대 성향을 가진 자를 향해 욕설을 지껄이고, 누군가는 사회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척하거나, 누군가는 격전지가 된 집에서 매일 아침 적수의 동태를 살핀다. 또 누군가는 두꺼운 책에 머리를 맞아 응급실로 향한다. 그런데, 예전부터 우리는 이러지 않았을까. 빛이 있기에 색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었던 건 아닐까. 어쩌면 아예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색을 보기 전에, 우리 각자가 중요시하는 색 뒤에는 어떤 빛이 있는지 이서수는 묻고 있다.

어느 날, 세상에서 한 가지 색깔이 사라진다. 그런데 그 색깔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김희선의 「뮤른을 찾아서」에서 초거대 입자가속기가 W시에서 완공된 이후 ‘나’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어떤 색깔을 자신이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는 것. 그런데 이 일이 ‘나’에게만 일어난 게 아니라면? 어쩌면 다른 누군가에게도, 아니 도시 전체, 전 지구적 현상일지도 모른다면? 그것이 실재인지, 집단적 망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배후의 중심에 한 사람이 있다. 물리학자 출신 미술가이자 행위예술가인 김진수. 그는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어둠으로만 존재하는 집에 칩거하고 있다. 마치 세상에 열린 틈처럼 보이는 블랙 그 자체인 집 앞에 도착한 나는 이제 비밀을 밝히러 문을 두드린다. 현대물리학의 발전이 정점에 이르고 합리와 이성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 완벽해 보이는 세상에 열린 틈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게 무슨 냄새야?” “이게 무슨 냄새 같아?” “나 알겠어. 이게 무슨 냄새인지.”

너와 나를 구분 짓고 규정하는 향,
우리가 모르는, 우리를 점령한 그 냄새,
인공지능이 도래한 시대의 스산하고 환각적인 홍차향

누군가를 알고 싶다는 욕망은 가까워지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멀어지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문진영의 「나쁜 여행」은 너와 나를 구분 짓고 거리를 만들어내는 ‘냄새’에 관해 들려준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세요.” 80만 유튜버의 독려에 힘입어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결심한 나에게도 한때는 영화라는 꿈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영화가 아닌 오백만 개 쌓인 유튜브 영상 편집일 뿐이었고, ‘나’는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몇 해 전 겨울 ‘돕바 분실 사건’으로 마음속 깊이 앙금을 남긴 핌이라는 현지인 친구와 함께. 얼마짜리인지 궁금한 핌의 향수 냄새를 통해, 자전거를 타고 내달려오던 아홉 살 미얀마 아이의 땀 냄새를 통해 ‘나’는 내 안에 도사리는 또 다른 낯선 향과 나를 옥죄는 진짜 테두리가 무엇인지를 감지한다.

내가 맡는 냄새를 왜 너는 맡지 못하는 것일까? 공현진의 「이사」는 때로 우리가 ‘같은 냄새’ 속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불안을 그린다.
어느 날 외출 후 집 안에서 정체불명의 냄새를 맡게 된 해오와 우진. 대게 삶은 솥에서 나는 냄새, 신발장에 놓인 디퓨저 냄새, 화장실 하수구 냄새, 김치 냄새…… 모두 아니었다. 냄새의 원인을 찾느라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소용이 없다. 이사를 가야 할까, 그러나 냄새를 쫓다 보면 어느새 희미해지기도 하고 사라진 듯도 하다. 문제는 집에 있을 땐 모르겠다가도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면 어김없이 급습한다는 것. 그러니 냄새는 있다. 분명. “썩고 곪은 무언가가 집에 있다”고 두 사람은 확신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냄새는 점점 해오에게만 맡아진다. 그리고 마침내, 해오는 냄새의 정체를 알아차린다.

사라진 것이 색깔이 아니라 사람일 때는 어떨까. 게다가 그것이 유행이 된 세상이라면? 김사과의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에서 사람의 목소리 대신 기계 소리가 나는 전기도시에서는 스산하고 환각적인 향이 난다.
아주 일상적인 그래서 이 도시에서는 더욱 이질적인, 깊고 진하고 쓴 홍차향이. 그리고 전기도시에서는 사람들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진다. 영국의 총리도, 너도, 너의 옛 연인도 그렇게 사라졌다. 같은 향, 같은 공기를 머금은 어제와 동일한 공간 속에서 마치 ‘삭제’ 키를 눌러 지워버린 것처럼. 너는 도대체 왜, 어디로 간 걸까. 고장 난 기계처럼 묻고 또 묻는 내 앞에 “10퍼센트쯤 남은” 네가 말한다. ‘이제 네 차례야.’
인공지능의 시대는 이미 우리에게 도래한 미래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사랑과 기쁨과 외로움과 공허함이라는 감정마저 대체할 때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고유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모든 것이 사라져갈 때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소설에는 이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준비되어 있다.

목차

김화진
소설 … 초록 땀
작가노트 … 색과 맛

문진영
소설 … 나쁜 여행
작가노트 … 숨 참고 냄새 맡기

이서수
소설 … 빛과 빗금
작가노트 … 빛과 당신

공현진
소설 … 이사
작가노트 … ‘그런데’로 이어지는 질문들

김희선
소설 … 뮤른을 찾아서
작가노트 … 일곱 가지 색에 대한 감각, 그리고……

김사과
소설 … 전기도시에서는 홍차향이 난다
작가노트 … 사라지는 것들에 관해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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