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사들이 만든 ‘공부 고민 상담소’, 왜 지금 필요한가?
오늘날 아이들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생각하고 질문하며 연결하는 학습환경에 놓여 있다. 많은 과목 중 역사는 특히 외울 것이 많은 과목이라는 편견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흥미를 잃거나 ‘점수’만을 위한 과목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간 쌓여온 그릇된 인식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같은 의문에 대해 역사 수업 및 공부에 제기되어온 수많은 이슈를 몸소 겪었던 현직 교사들이 내놓은 친절한 답변이다. 즉 단순히 ‘가르치기 위한 교사용 책’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 되고,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읽으며 소통할 수 있는 책이다.
공부법 안내를 넘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튼튼히 세우는 입문서이자 동반서로서 지금의 교실에 꼭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집필진은 ‘역사교육실천연구회’ 소속의 현직 역사 교사들이다. 2017년부터 꾸준히 수업을 나누고, 고민을 공유해온 실천적 교사들이며, 이 책은 그중 ‘글쓰기·책읽기 모임’에서 시작된 공동 프로젝트이다. 각각 10년 이상 교단에 서온 이들이 직접 수업에서 부딪히고,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책 전반에 현장성과 진정성이 살아 있다.
아이, 부모, 교사를 위한 3단 구성으로 쓰인 특별한 책
우선 1부에서는 ‘왜’ 역사를 배우는지 묻는다. 단순한 동기 부여를 넘어 역사 과목의 ‘존재 이유’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를테면 ‘우리는 왜 과거를 배워야 하는가’, ‘역사는 기억인가, 판단인가’, ‘하나의 사건에 왜 서로 다른 평가가 존재하는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역사 공부를 통해 공동체적 상상력과 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나아가 ‘인종차별은 왜 생겼을까’, ‘흑사병 이후 동유럽과 서유럽의 변화는 어떻게 달랐을까’ 같은 생생한 사례를 통해 과거의 오답을 분석하고 현재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눈을 기른다. 또한 ‘역사와 역사학의 차이’, ‘역사 부정은 왜 위험한가’ 등 중요한 개념들도 충실히 다루며,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역사적 사고력의 기초를 마련해준다.
2부에서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학생들을 위한 노트 정리법, 키워드 중심의 흐름 파악법, 유형별 시험 준비 전략, 수행평가 대비법까지 실제적인 공부법을 폭넓게 소개한다. 단순 암기를 넘어 이해 기반의 공부법을 제안하며, 아이의 성향과 수준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고민한다. 유튜브 활용, 체험학습 계획, 답사 보고서 작성, 활동지 활용법 등 ‘학습 외부 환경’을 공부에 접목하는 법도 꼼꼼히 제시하여 학습 흥미와 몰입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좋은 글씨가 왜 중요한가’ 같은 의외의 주제도 다루며, 교사의 시선에서 아이들의 학습 역량을 다각도로 진단한다.
3부는 이 책의 백미다. 저자들이 실제로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업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삶과 연결된 역사 수업’, ‘재미로 시작해서 생각으로 끝나는 수업’, ‘암기하지 말고 사용하는 역사’, ‘읽고, 나누고, 쓰는 역사’, ‘교양으로서의 역사’ 등 다섯 명의 교사가 각자의 수업 철학과 사례를 공개한다. 단순한 팁 전달을 넘어, 역사 수업이 어떻게 학생의 삶과 연결될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고력과 공감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풍부한 수업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에게는 직접적인 수업 설계 참고서로 기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