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욕과 싸움을 가르쳐 다오!”
말썽꾸러기들에게 주어진 지상 최대의 임무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아이들》은 우연히 이끌려 간 낯선 나라 ‘만도’에서 나쁜 짓을 가르쳐 달라는 기상천외한 부탁을 받은 아이들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한 필치로 담고 있다.
베스트셀러 〈수상한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의 작품으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 주는 작가 박현숙은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 낸다. 나쁜 짓을 가르치는 세상이 존재한다면? 못된 행동을 통해 오히려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면? 이러한 남다른 생각이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아이들》로 이어졌다.
기발한 역발상을 통해 강조하는 희망과 평화의 중요성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세 아이들은 툭하면 거친 말을 쉴 새 없이 쏟아 내고,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히고, 못살게 군다. 그런데 만도 나라에서는 실컷 욕하고, 싸워도 상관없고, 오히려 만도 나라 아이들에게 싸움과 욕을 가르치면서 인정받으니 이보다 신날 수 없다. 작가는 이 지점을 통해 아이들이 처한 현실의 이면을 펼쳐 보인다.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 속에서 서로를 친구 이전에 ‘라이벌’로 인식해야 하는 아이들이 배려나 이해보다 증오와 무시, 폭력을 배워 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 준다.
이렇듯 폭력과 증오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시대에서, 작가는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깨닫게 한다. ‘폭력을 권하는 세상’이 존재한다는 역발상을 통해 희망과 평화의 중요성을 이끌어 낸 것이다. 작가의 기발한 문학적 상상은 날것의 현실을 비추어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궁극적으로 지향할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누구나 자신에게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 떠올리게 될 것이다.
줄거리
요즘 오비상네 학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하철역 앞에서 아이들이 사라진다는 소문 때문이다. 주먹 센 용대에게 이끌려 함께 지하철역에 간 비상이는 얼결에 용대와 함께 지하철역을 통해 ‘만도’ 나라로 들어간다. 뒤늦게 도착한 용대와 비상이까지 모두 모이자 ‘만도’ 나라의 대통령이 등장해 ‘대도’ 나라에 빼앗긴, 아주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만도의 아이들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는데……. 아이들은 주어진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