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랑 나랑 함께 떠나는 신나는 시장 나들이
그림 속 꼭꼭 숨은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히는 재미까지!
할머니 손을 잡아끌며 장난감 가게로 들어가는 손녀의 얼굴에는 기쁨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할머니의 발걸음에는 머뭇거림이 묻어나지만, 손녀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 따라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렇게 『할머니랑 나랑 수수께끼 장바구니』는 표지에서부터 할머니와 손녀의 시장 나들이를 보여 주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가게의 풍경들은 어른들의 손을 잡고 만났던 새로운 장소들,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지요.
막 장을 보러 나설 때는 홀쭉했던 할머니의 장바구니는 새로운 장소에 들를 때마다 점점 빵빵하게 물건들로 채워집니다. 할머니와 함께 장을 보러 나온 아이의 손에도 어느새 나만의 장바구니가 들리고, 나만의 물건들이 속속 자리를 채워 가지요. 아이의 장바구니를 채우는 것은 시장의 신나고 재미있는 물건들, 그리고 손녀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일 거예요.
대형마트와 달리 시장에서는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가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녀야 합니다. 발품은 조금 팔아야 하지만, 그만큼 가게마다 세월만큼 꽉꽉 들어찬 물건들을 구경하고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산더미 같은 물건을 구경하다 보면 마음에 쏙 드는 내 노트, 내 모자, 내 장바구니, 내 책을 고를 수 있어요. 뜻밖의 물건에 마음을 빼앗겨, 예정에 없던 물건을 사 보는 것도 장 보러 가는 때 따라나서야만 누릴 수 있는 재미지요. 청과점에서 싱싱한 과일을 맛보기도 하고, 제과점에서는 가족과 함께 먹을 케이크를 고르기도 합니다. 시장 상인들은 할머니를 따라나선 아이를 따스한 시선으로 지켜봅니다. 아이는 할머니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눈팔기 일쑤지만요.
마침내 장보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아 물건들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이날 아이가 경험한,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본 시장의 풍경, 할머니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동안 느낀 온기, 내가 사 온 물건들을 가족과 함께 나누는 보람은 아이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겨지겠지요.
『할머니랑 나랑 수수께끼 장바구니』 속에 담긴 이야기는 글 대신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그 재미도, 따스함도 전달이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 글이 들어갈 자리를 또 하나의 재미인 수수께끼가 대신합니다. 시장에 그득그득한 물건들에 눈이 팽팽 돌아가고, 이건 뭐였더라 저건 뭐였더라 이름이 헷갈리기도 하지만, 정답이 숨어 있는 그림을 꼼꼼히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새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들을 모두 맞히고 혼자서도 척척 심부름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어 있을 거예요.
실제 마을의 풍경을 담은 생생한 그림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의 재미난 수수께끼
오랫동안 사랑받은 일본 스테디셀러 그림책
『할머니랑 나랑 수수께끼 장바구니』는 그림 작가인 나카자와 쿠미코가 그린 일러스트에서 시작된 그림책입니다. 일본의 한 잡지에 실린 이 일러스트들을 본 편집자가 “가게, 좋아하세요?”라고 물어보면서 나카자와 쿠미코 작가가 이 그림책의 초안을 잡고 시장의 가게들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작가는 실제 자신의 고향에 자리한 가게들을 모델로 하여 그림을 그려 나갔고, 가게 주인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 생생한 풍경을 담은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가게들을 그려 나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그림만으로도 전해지는 따듯한 이야기가 그림 속에 담겼지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온 가게들에 켜켜이 쌓인 시간을 녹여 낸 한 장 한 장의 그림에는 다정한 온기가 가득합니다.
여기에 그림책 『수수께끼 여행』으로 “멋진 단어 놀이”라는 평을 받으며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글 작가 이시즈 치히로가 수수께끼를 붙였습니다. 수수께끼의 정답을 찾아 그림을 샅샅이 살피면서 나도 모르게 그림 속에 흐르는 숨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게끔 말이지요.
완성도 있는 독특한 구성 덕분에 『할머니랑 나랑 수수께끼 장바구니』는 일본의 그림책 전문 월간지 MOE에서 주관하는 그림책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11년 출간된 이후 일본에서 긴 시간 사랑받은 이 책은 일본에서 30만 부 이상 발행되었고, 일본 최대 그림책 전문 포털인 ‘에혼나비(絵本ナビ)’에서 인기 그림책에게만 부여하는 ‘에혼나비 플래티넘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생생하고 따듯한 그림과 재미난 수수께끼를 통해 일본의 많은 독자를 매료시킨 『할머니랑 나랑 수수께끼 장바구니』, 이 그림책만이 지닌 특별한 매력을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