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AI와 대화하고 있을까, 따라가고 있을까?
AI가 아이의 친구가 되고, 선생님이 되고, 때로는 놀이 상대가 되는 시대다. 스마트폰부터 AI 스피커, 그림까지 그려주는 생성형 AI까지. 아이들은 이미 디지털 환경 안에서 숨 쉬듯 기술을 경험하며 자라고 있다. 그러나 그 기술이 아무리 편리하고 영리해 보여도, 결코 아이의 생각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즉, 깊이 있는 질문이 없는 아이는 AI의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고를 멈춘다. 반면, 문해력에 바탕을 둔 질문이 깊은 아이는 AI의 답을 넘어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도권을 지킨다. 이 책 속에서 말하는 ‘프롬프트 한 줄’의 힘이 바로 거기에 있다.
AI는 지식의 경계를 허물만큼 방대하지만, 동시에 허위와 오류를 섞어낸다. 2023년 미국 뉴욕, 한 변호사가 ChatGPT로 생성해 낸 가짜 판례를 검증 없이 그대로 인용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변호사에게 5,000달러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례가 있다. 잘못된 AI의 답을 검증하지 못하고 신뢰한 부끄러운 결과였다. 국내에서도 AI 챗봇이 편향적이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을 학습하고 되풀이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듯 아이들이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 없이 AI의 할루시네이션을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 답을 자신의 생각으로 착각하게 되고 AI의 논리에 종속되는 파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문해력 없는 아이는 AI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AI에 사용됩니다.”
아이들이 AI를 활용할 줄만 아는 것이 아니라, AI와 ‘대화’하고 ‘검증’하고 ‘조율’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질문력이 필요하다. 그 질문력의 뿌리는 곧 문해력에서 나온다. 문해력이 약한 아이는 질문조차 막막해한다. 어떤 단어를 써야 하는지, 무슨 맥락에서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질문을 만드는 법을 풀어낸다. AI에게 무작정, 무논리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한 문장씩 던져보고 결과를 확인하며 다시 고치고, 또 새롭게 질문을 확장해 보는 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부모‘도’ 왜 AI 문해력을 아이와 함께 익혀야 하는지, 그리고 프롬프트를 어떻게 쉽게 지도할 수 있는지를 안내해 준다. 2부에서는 AI의 맹신과 무비판적 수용이 초래할 위험을 실제 사례와 함께 경고하며 AI 윤리 교육의 토대를 짚는다. 3부는 아이가 창작자이자 질문자로 성장할 수 있는 놀이형 AI 수업 아이디어를 풀어냈다. 4부와 5부는 AI 동화책 만들기, 디지털교과서 연계, 그림 놀이와 애니메이션 활용 등 실제 가정에서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프롬프트 기반 놀이법을 알려준다. 특히 마지막 부록에서는 프롬프트 모음집처럼 부모가 막연히 AI를 어려워하거나 경계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한 줄씩 실험해 볼 수 있는 용기를 북돋운다.
“제대로 묻는 아이는 AI에 지지 않습니다.”
프롬프트는 기술 용어가 아닌, 아이의 생각을 지키는 언어다. 질문할 줄 아는 아이는 AI의 답을 무작정 받아들이지 않는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소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질문 없는 아이는 AI에 종속되지만, 질문하는 아이는 AI를 도구로 삼는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반드시 새겨야 할 말이다.
문해력에서 시작해 질문으로 완성되는 아이의 성장하는 힘을 믿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그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AI와 함께 살아갈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묻고 다시 확인하며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는 질문의 태도다. 아이에게 AI를 허락하되, AI에 지지 않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이 책에서 실천적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