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봄"을 위한 지도
『부부의 목적』은 "왜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외로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고트만·페렐·바디우·골먼의 통찰을 생활의 언어로 번역한다. 존 고트만의 40년간 3,000쌍 추적연구가 밝힌 "마법 비율 5:1"부터 에스터 페렐이 제시한 "에로틱한 결혼"의 역설, 알랭 바디우의 사랑 철학이 말하는 "타자성의 윤리", 다니엘 골먼의 감성지능 이론까지-이론의 보고를 실천의 도구로 변환한다.
갈등을 없애는 법이 아니라 긍정으로 갈등을 견디는 법을 가르치는 이 책은, "감정 코칭"과 "5:1 비율"을 통해 실제로 부부 상담 현장에서 검증된 도구를 제공한다. 특히 "애정 지도" 작성법은 상대방의 내면세계를 탐험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며, "감각 초점 3단계"는 몸과 마음이 다시 연결되는 순간을 만든다. 디지털에 잠식된 일상에서 "스크린 프리 존"을 만드는 법, 주 1회 "부부의 시간" 루틴, 테크노페런스에 맞서는 "디지털 디톡스 박스" 활용까지-읽는 즉시 실천 가능한 지침은 책장을 덮자마자 대화를 열게 한다.
책은 또한 한국 부부가 마주하는 현실적 갈등들을 놓치지 않는다. 친정과 시댁 문제에서 발생하는 충돌을 어떻게 "우리"의 관점에서 해결할 것인가, 성적 친밀감의 온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가사 분담의 공정성을 넘어서는 협력의 미학은 무엇인가. 이런 일상의 문제들을 7개 장에 걸쳐 차근차근 해부하며, 각 장마다 구체적인 대화법과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노년의 사랑도 놓치지 않는다. 함께 늙어가는 일은 주름을 공유하는 동시에 기억을 숙성시키는 의식임을, 에필로그의 잔잔한 문장으로 증명한다. 사랑의 계절이 봄에서 시작해 겨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맞는 순환의 여정임을 깨닫게 한다. 결국 부부의 목적은 완벽한 조화가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를 선택하는 의지를 매일 갱신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