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감정 뒤에 숨은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고 마음을 돌보는 도구로서 글쓰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심리상담과 여러 워크숍에서 감정 글쓰기를 실천해 온 임상심리전문가 이지안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심리검사 관련 연구소에서 일하며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을 비롯한 저술 활동도 꾸준히 이어온 저자는 연구와 상담, 워크숍 등을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을 가르고 모아 《감정 글쓰기》를 출간했다.
무엇보다, 글쓰기의 유용성을 알면서도 글 쓰는 것 자체를 힘들어해 엄두를 내지 못했던 독자들도 곧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감정일기 6단계(1단계. 상황을 촬영하듯 기록하기 / 2단계. 감정에 이름 붙이기 / 3단계. 감정과 분리하여, 생각 기록하기 / 4단계. 욕구 찾아보기 / 5단계. 행동과 결과 기록하기 / 6단계. 감정일기로 ‘진짜 나’를 발견하는 법)를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가가 제시하는 쉽고도 체계적인 감정 기록법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채 이유를 몰랐던 내 감정 뒤에 숨은 욕구를 발견하게 된다. 욕구의 발견은, 내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신념에 닿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이해할만한 사람”이 되고 “글쓰기를 통해 자기를 돌보는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다!
단지, 몇몇 지침에 따라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감정일기를 써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그간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객관적으로 응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남의 감정만 살피다 정작 내 마음은 모르는 당신에게 권하는 내 감정 기록법 6단계!
질문하며 ‘나를 발견’하고, 쓰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
“감정 글쓰기와 일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내 마음을 관찰자의 시선에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점묘화를 가까이서 보면 색색의 점들로만 보이지만, 한 걸음 물러서면 전체 윤곽을 볼 수 있듯이, 감정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마음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메타인지’라고도 부릅니다.
우리를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게 해주는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글쓰기를 통해 내가 겪은 상황, 감정, 생각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만든 욕구를 이해할 수 있다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을 더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_ 본문 중에서
이 책의 1부에서는 ‘감정일기’로 이해되지 않던 내 감정과 행동의 이유를 발견하고 그 뒤에 숨은 욕구를 알아차리는 법을 소개한다. 특히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 6단계 감정 기록법을 제시하는데, 단계별로 근거와 예시, 구체적인 작성법 등이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어 글쓰기가 낯설고 서툰 독자들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단계별 글쓰기의 목적과 하우투를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어, 가이드대로 써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발 떨어져서 내 마음을 응시하고 돌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단계별 가이드에 따라 감정 글쓰기를 어느 정도 숙지한 독자들이 시도해 보기 좋은 깊이 있는 글쓰기를 소개한다. 보다 자유롭게 내 의식과 무의식을 탐색해 보는 ‘의식의 흐름대로 글쓰기’를 비롯, ‘가치를 발견하는 글쓰기’, ‘상처를 돌보는 기억 글쓰기’를 통해 지금의 감정과 행동이 과거의 어떤 경험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돌아보고, 또 어떤 미래를 바라고 지향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내 삶을 좀 더 깊고 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돕는다!
● 감정일기 1단계. 상황을 촬영하듯 기록하기
첫 번째는, 상황을 촬영하듯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상황을 촬영하듯 기록한다는 것은 ‘나 말고 다른 누구라도 똑같이 관찰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라고 소개한다. 관찰 모드로 글을 써야 내 해석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지고, 그래야 보다 균형 있게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상대의 행동이 내 감정과 너무 밀착되지 않게 되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된다.
● 감정일기 2단계. 감정에 이름 붙이기
두 번째는, 감정을 인식하고 가장 가까운 감정 단어를 찾아 명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감정을 명명하는 것이야말로 감정 조절력을 키우는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감정을 찾아 이름을 붙이는 과정에서 자기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객관화하여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된다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느낌말 목록’과 같은 객관식 선택지를 함께 제시한다.
● 감정일기 3단계. 감정과 분리하여, 생각 기록하기
세 번째는, 사실과 해석을 분리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는 고통은 일어난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 일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인 경우가 많다”면서 무엇보다 ‘나의 판단’이 개입되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판단에 ‘이러이러하는 게 당연하다’는 당위가 섞이면 분노가 솟구치기 쉽다고 강조한다. 이럴 때는 생각이나 판단, 당위를 괄호 안에 넣어 분리하여 기록하면 내 생각에 휘말리지 않고 관조하듯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 감정일기 4단계. 욕구 찾아보기
감정일기 4단계는 감정을 찾는 데서 나아가 그 이면에 숨은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다. 저자는 어떤 감정이 강렬하게 일어난 데는 대개 내 욕구를 채울 수 없는 상황, 욕구가 좌절되는 상황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감정일기를 통해 나의 본질적인 욕구와 감정을 알아차리는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또 진짜 욕구를 발견하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자기신뢰와 자기확신이 두터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 감정일기 5단계. 행동과 결과 기록하기
감정일기 다섯 번째는 ‘행동과 결과 기록하기’이다. 저자는 이 단계에서 한 주 동안의 감정일기를 돌아보면서 주로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고, 또 어떤 방식으로 반응했는지, 그 결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짚어보기를 권한다. 이를 통해 “나의 반응 방식이 어떤 상황에서 도움이 되고 또 해가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도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 감정일기 6단계. 감정일기로 ‘진짜 나’를 발견하는 법
마지막으로 그간 기록해 둔 감정일기를 곰곰 살펴보면, 나의 감정과 욕구, 생각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반복되는 욕구와 생각들을 묶어보면 나의 신념에 다다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평소의 감정을 붙잡아 기록해 두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나만의 믿음을 알아차려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감정 글쓰기는 ‘내 마음의 조각을 맞추어가는 다정한 자기 관찰자가 되는 여정의 출발점’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