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더’, AI라는 블랙홀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형
하지만 변화의 시기, 과도기에 절망적인 현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룬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한 현실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기회이자 도약의 발판이었다. 이 책 저자는 우리 시대에 그런 사람들을 ‘빌더(Builder)’라고 통칭한다.
저자가 말하는 빌더는 단순히 주어진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여기서 ‘빌더’란 문제를 재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며, AI와 협업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가치는 ‘쌓인 경력’이 아니라 ‘설계하는 능력’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즈니스 기반 소셜 네트워크인 링크드인(LinkedIn)의 2024년 데이터에 따르면, 시스템 설계 역량을 보유한 전문가의 연봉은 동일 경력의 단순 실행 직군 대비 23배 높았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의 연구는 더욱 극명하다. AI 도입 후 단순 실행 직군의 연봉은 15~20% 하락한 반면, 시스템 설계자와 AI 통합 전문가의 연봉은 30% 이상 상승했다.
아마존, 요기요의 커리어 프로그램 개발자가 말하는 미래의 커리어 전략
이 책 저자는 아마존, 필립스, 요기요 등에서 채용부터 성장 프로그램까지 전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한 커리어 프로그램 매니저를 역임했다. 그 과정에서 1,000명 이상의 글로벌 인재를 인터뷰하고,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수만 장의 이력서를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AI 협업 데이터와 조직 문화 실험을 15년 넘게 축적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 흩어진 경험과 데이터를 ‘설계도’로 엮는 과정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가장 크게 성장한 사람들은 ‘직무’가 아니라 ‘구조’를 다룬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데이터를 읽고, 작게 실험하며, 실패 로그를 자산화하여 다시 설계했다. 반복의 대상이 일이 아니라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같은 24시간도 10배 레버리지로 증폭시켰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심층 분석해 다음과 같이 빌더의 핵심 요소를 5가지로 정리했다.
빌더의 5가지 핵심 요소
①문제 재정의자(Why-Shaper): 커리어 방향성의 설계자
빌더는 표면적 증상이 아닌 근본 질문으로 돌아가 ‘왜(Why)’라는 질문을 통해 문제의 프레임 자체를 바꾼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어떻게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까?’가 아니라 ‘왜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전체 브랜드 전략을 재고했다. 그 결과, 단순한 마케터에서 브랜드 전략 총괄로 커리어가 전환되었다.
②구조 설계자(System Architect): 가치 창출 시스템의 구축자
빌더는 개별 업무가 아닌 전체 시스템을 설계한다. 사람, 프로세스, 데이터,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 흐름을 만든다. AI 시대에 특히 빌더가 중요한 이유는, AI가 개별 업무는 대체할 수 있지만,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는 능력은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③데이터·직관 하이브리드(Data-Intuition Alchemist): 통찰력 기반 의사결정자
빌더는 데이터 분석과 인간적 직관을 결합하는 연금술사다. 숫자와 계량적 분석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인간의 욕망, 감정,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데이터와 통합한다. 이는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경쟁력이다.
④반복 실험가(Iterative Executor): 지속적 성장의 엔진
빌더는 완벽한 계획을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시작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실행-피드백-개선의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이는 변화가 빠른 시대에 커리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핵심 능력이다.
⑤생태계 설계자(Ecosystem Builder): 네트워크 가치의 창조자
빌더는 자신만의 성과를 넘어, 다른 사람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이는 단순한 팀워크나 협업을 넘어, 모든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기여하고 혜택을 얻는 열린 플랫폼을 설계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생태계 구축 능력은 장기적인 커리어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성공 공식은 모두 잊어라!
과거의 성공 공식은 명확했다. 열심히 일하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전문성을 쌓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4차 산업혁명과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단순 실행은 점점 자동화되고 있다. 진정한 가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의하는 능력, 즉 설계 능력에서 나온다. ‘실행자’는 주어진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탁월하다. 하지만 ‘빌더’는 문제 자체를 재정의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낸다.
이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더 열심히 일할 것인가, 아니면 더 다르게 일할 것인가? 주어진 게임 룰을 완벽하게 따를 것인가, 아니면 게임 자체를 재설계할 것인가?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10배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려면, 문제를 10%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빌더는 점진적 개선이 아닌 근본적 재설계를 추구한다. 단순 실행자에서 설계자로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생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