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종종 말보다 조용한 울림으로 우리를 물들인다. 이상록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산 너머 진달래』는 그런 삶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첫 시집에서 이미 독자들의 가슴에 오래된 기억처럼 스며든 그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삶의 자락을 시로 엮어 조심스럽게 내어놓는다.
시 사이사이 함께하는 삽화와 우리말 수필과 영어 수필까지 실려 있어 그의 세계를 다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점 또한 새롭게 느껴지는 『산 너머 진달래』는 61편부터 120편까지 시인이 오랜 시간 간직해 온 마음의 언어를 차곡차곡 담았으며, 격한 감정이 휘몰아치기보다는 삶의 깊은 내공에서 비롯된 잔잔한 서사를 통해 독자를 바른길, 유익한 길로 인도하는 편안한 안내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상록 시인은 ‘글은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매개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은 이번 시집의 모든 시구에 배어 있다. 격려, 희망, 용기, 사랑, 나라에 대한 마음, 바른 가치관… 이 모든 키워드가 그의 시 한 편 한 편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비둘기 울음 속에서 사색을 마주하고,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소소한 순간조차도 시로 기억하는 그는, 농촌의 자연과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서울과 미국이라는 서로 다른 삶의 풍경 속에서 얻은 사유들을 담담히 풀어낸다.
시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조금 더 따뜻해지고, 한 줄의 문장이 누군가의 삶을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다면, 그것이 이 시집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