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코노믹스》는 흔히 생각하는 경제 교과서의 틀을 과감히 벗어난 책이다. 저자는 경제학의 이론을 머리 아픈 숫자와 그래프가 아닌, 교실과 가정에서 흔히 마주치는 선택의 순간으로 가져온다. 서브웨이에서 메뉴를 고르며 겪는 혼란,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고를 때의 지루한 망설임까지-우리 일상의 풍경들을 통해 경제적 개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선택’은 자유의 상징이자 혼란의 원인임을 동시에 드러낸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교육 현장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다. 자리 배치, 도서관 수업, 급식 운영, 교사 판단 등의 사례를 통해 ‘자율’을 허용하는 방식에도 철학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단순한 교육 팁이 아니라, 교육이 자유를 제공해야 한다는 막연한 이상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더 자유를 향유하게 만든다’는 자유주의적 온정주의 개념을 흥미롭게 끌어온다.
특히 교사의 판단이 필요한 순간들-학생 간 갈등 중재, 규범과 다양성 사이에서의 균형 같은 문제에 대해 저자는 회피가 아니라 단호한 기준 제시를 요구한다. ‘양비론은 교육이 아니다’라는 대목에서는, 다양성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판단을 유보하는 풍조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는 교육자의 실천적 결단을 요구하는 대목이며, 실제 현장에서 교사들이 늘 마주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에듀코노믹스》는 단순한 경제 교육서를 넘어선다. 경제학, 교육학, 심리학, 철학이 유기적으로 엮인 이 책은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 예비 교사, 교육 정책 입안자에게도 깊은 사유의 틀을 제공할 것이다. ‘아이들의 선택을 돕는 어른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 앞에서, 이 책은 하나의 설득력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