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논쟁거리부터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까지
뜨거운 대화로 시작하는 한국사 수업
우리 역사를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역사가 단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계속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역사를 중요하다 생각하면서도 정작 그걸 배우는 것은 부담스러워한다. 반만년이나 되는 범위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연도ㆍ사건ㆍ인물 등 수많은 정보는 어디까지 외워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것이다.
『격돌! 한국사 배틀』은 그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이다. 어렵고 장황한 설명이나 뻔하고 무미건조한 요약정리는 없다. 한국사를 대표하는 위인들이 등장해서 오랜 역사적 논쟁거리부터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까지, 14라운드에 걸쳐 뜨겁게 끝장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관전만 해도 역사에 흥미가 붙고 실력도 저절로 늘어난다.
라운드별 주제에는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해야 했을까?’ 같은 역사적 논쟁거리도 있지만, ‘사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강대국 틈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같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현실적 질문이나, ‘폭력으로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 같은 철학적 질문도 있다. 단순히 연도·사건·인물을 달달 외우는 게 아니라 큰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보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역사를 만나기 위해 선정한 주제들이다. 눈길이 가는 주제를 먼저 읽어도 좋고, 왠지 마음에 드는 인물을 응원하며 읽어도 좋다. 누구나 책장을 덮을 때쯤엔 ‘우리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고 매력적이었어?’ 하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초심자부터 ‘역덕’까지,
읽을수록 한국사의 매력이 폭발한다!
『격돌! 한국사 배틀』은 역사 초보부터 마니아까지, 누구나 몰입하며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두 번 읽으면 더욱 재미있다. 처음에 토론을 관전하며 반만년 역사의 얼개와 맥락을 잡아나갔다면, 두 번째는 일러스트나 대화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성격과 관계의 디테일을 하나씩 살펴보자. 예컨대 정조에게 아름답다는 ‘얼평(얼굴평가)’을 받은 정약용의 별명이 ‘삼미(三眉)’라는 걸 알면, 이리 작가의 섬세한 일러스트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예송논쟁을 벌인 허목과 송시열의 ‘혐관(애증관계)’을 알면, 그들이 벌이는 티격태격 논쟁이 더 흥미진진해진다.
언제든 ‘어? 그거 아닌데?’ 하고 논쟁에 참전하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다. ‘한국사 최강의 국가는?’이라는 주제에 자신만의 생각을 제시하거나, ‘대륙백제설’ 같은 주제에 반론을 던질 수도 있다. 이 책은 다소 논쟁적인 주제들도 과감히 다루면서, 여러 관점의 다양한 최신 학설과 고고학적 근거들로 탄탄하게 대화를 재구성하여 독자들이 자신만의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삶의 지침이 되고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되는 역사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이 말처럼 역사는 계속 이야기되고 대화와 토론이 이어질 때 의미가 살아난다. 『격돌! 한국사 배틀』은 각 장 마지막 ‘이번 라운드 핵심 요약’과 ‘생각하고 정리해보자’를 통해, 각 장에서 다룬 주요 내용을 한 번 더 되새기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된 생각은 나만의 역사관이 되고, 나아가 삶의 단단한 지침이 된다.
뚜렷한 삶의 지침이 있는 사람은 타인에게 관대하고, 세상의 급속한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며, 혐오와 차별 같은 잘못된 세태에 휩쓸리지 않는다. 역사를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와 겸손을 익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한국사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고, 책장을 덮은 뒤에도 즐겁게 공부와 토론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바로 그럴 때, 역사는 단지 지나간 과거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환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