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전이 좋은가가 아니라, 나는 왜 고전이 좋았을까”
삶을 가로지르는 질문 앞에서 고전은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단단한 등불이었다
우리는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어떤 선택은 하루의 기분을 바꾸고, 어떤 선택은 인생의 결을 바꾼다. 그 수많은 선택들 사이에 ‘고전을 읽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삶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이의 내면에서 비롯된 결심일 것이다. 《나는 왜 고전이 좋았을까》는 바로 그런 선택과 만남의 경험에서 비롯된 책이다. 저자는 묻는다. 고전은 왜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며, 어떤 문장들은 왜 그토록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가. 그리고 자신은 왜, 그 오래된 문장 앞에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되는가.
저자는 오랜 시간 책을 매개로 사람들과 만나온 독서활동가다. 27년간 교육자와 기획자로 일하며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와 함께 책을 읽어왔고, 특히 ‘함께 읽기’의 힘을 믿으며 숭례문학당과 도서관, 학교 등에서 고전 읽기와 글쓰기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고전이 품은 질문은 결코 낡지 않았으며, 함께 읽고 나눌 때 오히려 더욱 생생하게 되살아난다고.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라는 고뇌, 《안나 카레니나》의 선택 앞에서의 흔들림, 《이반 일리치》의 죽음 직전의 자각… 이 모든 갈등과 성찰은 오늘을 사는 우리 삶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이 책은 고전 속 문장을 인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그 문장들이 삶의 어느 지점에서 자신을 붙잡았고, 어떻게 다시 걸어갈 힘이 되어주었는지를 정직하게 기록한다. 책장을 넘기며 떠오른 기억, 마음을 흔든 한 줄, 그리고 그 문장을 곱씹으며 자신을 다듬어온 시간들이 차분하게 펼쳐진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낯선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삶의 언어로 증명해낸다. 그래서 고전을 낯설고 멀게만 느껴온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히 다가가 이렇게 건넨다. 지금 당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 문장이, 어쩌면 이미 오래전에 쓰인 고전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고전은 어렵지 않다. 함께 읽으면 더 깊고, 더 따뜻하다”
읽을수록 삶이 보이고, 나를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문장들
《나는 왜 고전이 좋았을까》는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방향이 되어주고, 이미 고전을 읽어본 이에게는 다시 고전 앞에 앉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고전 읽기를 ‘지적 과시’가 아니라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그 안에는 오랜 문장을 붙들고 고민하고 토론하며, 마침내 그 문장을 자신의 언어로 옮겨내는 사람들의 시간이 녹아 있다.
저자는 고전이란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맞서는 깊은 질문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질문은 혼자서 감당하기에 벅찰 만큼 묵직할 때가 많다. 그래서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의 시선으로 문장을 다시 보고, 서로의 해석을 거쳐 고전이 나에게로 건네는 말을 더욱 선명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서 모임을 통해 《토지》 《모비 딕》 같은 ‘벽돌책’도 끝까지 읽어내고, 서로의 인생과 문장이 만나는 장면들을 거듭 목격해온 저자의 체험에서 비롯되었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한 시대를 통과한 문장을 곱씹으며, 결국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지식보다 관계, 해답보다 질문, 외형보다 중심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이 책이 전하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은 그러한 변화의 시작점을 마련해준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멈춰 선 이들, 마음을 다시 단단히 세우고 싶은 이들, 함께 읽는 고전의 온기를 통해 내면의 결을 다듬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긴 호흡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