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독교 신앙은 수많은 해석과 주장, 체험 중심의 신앙 방식 속에서 방향을 잃기 쉽다. 윤광원 저자의 이 책은 그 혼란스러운 숲에서 이정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는 ‘로마서’라는 신학의 금자탑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표적 목회자 조용기, 미국의 부흥운동가 찰스 피니, 유럽 신정통주의의 거목 칼 바르트가 어떻게 이 중요한 서신을 해석했는지 낱낱이 분석한다.
특히 책은 단순한 평가나 비판을 넘어서, 각 인물의 신학적 전제를 면밀히 추적하고 그것이 성경 본문의 본래 의도에 합당한지를 묻는다. 조용기의 체험 중심 신앙, 피니의 인간 의지 강조, 바르트의 초월 중심 신학은 모두 한 시대를 이끈 거대한 흐름이었지만, 저자는 그 안에 도사린 자의적 해석의 위험성을 성실히 드러낸다. 논증은 깊고, 문장은 단호하며, 참고문헌과 인용은 방대하다.
이 책은 단순한 신학 비교서가 아니다. 성경 해석이 곧 신앙의 생명줄임을 다시금 일깨우며, 정통 신학의 토대 위에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묻는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진중한 태도는, 바른 신앙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큰 도전과 유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