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벗어나 로컬에서 새로운 삶을 선택한 이의 치열하고도 담담한 기록을 남겼다. 저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치열한 경쟁과 효율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로 살아왔으나, 이내 "도시의 중력"을 벗어나 벨기에와 터키, 제주와 정읍이라는 낯선 환경에 자신을 내던진다. 새로운 공간에서 저자는 도시의 효율과 성공의 신화를 의심하고, ‘나’라는 존재가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속도로 걷기 시작한 그는 불안과 경쟁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와 자기 신뢰를 회복한다. 결국 로컬은 그에게 ‘다르게 살기’ 위한 용기와 방법을 깨닫게 하는 존재론적 공간이자, 삶의 중심을 잡아가는 실험장이다.
작가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초고령화, 도시 집중화, 무한 경쟁이라는 모순적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응수한다. 도시 중심의 성장담론과 획일적 성공 모델이 지배하는 시대에 로컬은 단순한 공간적 선택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존재 방식을 재정의하는 철학적 결정이 된다. 즉, 저자가 제시하는 로컬살이는 현대인의 자기소외와 소진을 극복할 대안으로서, 효율 중심의 자본주의에서 인간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로컬살이의 패러다임은 현대인의 정체성 탐구와 삶의 본질 회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자 시대적 증언이다.
이 책은 도시의 삶이 강요한 획일적인 성공 모델에서 벗어나, 개인들이 각자 자기 속도와 방향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한 로컬로의 전환은 도시와 지방 간의 공간적 분리를 넘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다양성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개인과 사회 모두가 가진 경쟁과 불안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 신뢰와 만족을 우선하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도시와 지방,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삶의 의미를 다시 구성할 수 있는지를 사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