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아파트에 작은 소음에도 짜증을 내고, 끊임없이 화를 내며 잔소리를 퍼붓는 사람이 산다면 어떨까요? 누구도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는 이웃이겠지만, 때로는 겉모습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프랑스 작가 아르튀르 드레퓌스와 일러스트레이터 에글랑틴 클루망의 신작 그림책 『우리 아파트 욕쟁이 할머니』는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주변에 한두 명쯤 있을 법한 홀로 사는 괴팍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호기심 많은 아이가 아무도 몰랐던 할머니의 삶의 이면을 밝혀 내고 이웃들과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채 어둠 속에서 불평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할머니가, 할머니의 상처를 이해하고 감싸안는 이웃들의 아름다운 연대를 통해 닫힌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 가는 이야기가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아이들에게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길러 줄 것입니다.
아파트에 항상 모두를 혼내는 괴팍한 할머니가 살고 있습니다. ‘욕쟁이 할머니’로 불리는 이 할머니는 감히 자기 집 가까이 오는 사람은 누구에게든 하루 종일 으르렁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 심술궂은 노인입니다. 할머니네 집 덧창문은 일년 내내 꽁꽁 닫혀 있었고, 할머니가 불도 켜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산다는 소문까지 있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할머니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왜 그렇게 짜증을 내며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걸까요?
어느 날, 할머니의 특이한 성격에 대해 궁금해하던 한 아이가 할머니를 몰래 따라나섭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청소부로 일하는 파티용품 가게에서 주인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할머니가 온종일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주인들은 끝없이 트집을 잡으며 야단칠 뿐입니다.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를 보며 큰 충격을 받은 아이는 그날 밤 할머니의 삶에 작은 빛을 되찾아 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아파트 사람들을 설득하여 할머니를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합니다. 할머니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박수갈채와 반짝거리는 수천 개의 꼬마전구, 그리고 불꽃놀이까지…….
욕쟁이 할머니는 과연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작은 관심과 친절이 바꾸는 세상
심리적 학대는 신체적 학대 못지않게 큰 상처를 남기는데, 심리적 학대의 피해자들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쉽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갖기도 합니다. 욕쟁이 할머니 역시 일터에서 이른바 ‘갑질’이라고 하는 심리적 학대를 당하며 그 상처와 분노를 이웃과 세상을 향해 화풀이하듯 퍼부으며 불행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 책은 한 아이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 이웃들의 아름다운 연대가 욕쟁이 할머니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치유와 회복을 가져오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모두가 싫어하고 외면하는 욕쟁이 할머니에게 관심을 갖고 감춰진 아픔을 들여다보며 아파트 사람들 모두가 할머니를 돕도록 설득하는 아이의 착한 마음이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다채롭고 풍성한 그림도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책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관심과 친절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닫고 더불어 사는 삶의 행복을 되새길 수 있는 책으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눌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