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옮기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출판 번역가의 삶, 더 진솔해진 이야기
많은 예비 번역가들, 그리고 꿈을 향해 조금 더 나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던 《번역가가 되고 싶어》가 새 얼굴로 다시 돌아왔다. 3년 차 출판 번역가로서 집필했던 초판이 출간된 이후 4년이 더 지나는 동안 저자는 꾸준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겨 왔다. 장편소설, 인문교양서, 그림책 등 장르를 넘나드는 번역 작업을 이어가면서 번역가로서의 시야를 넓혔고 그에 따른 고민과 기쁨의 농도도 짙어졌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그간 깊어진 번역가로서의 경험과 번역 환경에 일어난 변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더했다.
이 책은 번역가라는 직업을 꿈꾸는 사람, 특히 출판 번역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질문들에 답을 건넨다. 시험을 보거나 자격증을 따서 시작할 수 있는 직업들과 달리 번역가가 되기 위한 정보는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번역가가 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관련 학과를 나와야 번역가로 일할 수 있을까?’, ‘번역 일감은 어떻게 구할까?’, ‘이 작업 조건이 적당한 걸까?’ 등 쉽게 얻기 어려운 현실적인 정보를 저자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다뤘다. 누군가 알려 주는 사람도 없고, 왕도가 있는 것도 아닌 번역가의 길 위에서 과거의 자신처럼 막막해하고 있을 이들에게 전하는 한줄기 등불과도 같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윤정 번역가는 번역이 마치 숲을 옮기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원저자의 토양에서 국내 독자들의 토양으로, 한 문장 한 문장 나무를 옮겨 심어 작품이라는 큰 숲을 옮겨 놓는 일. 그렇게 원작의 감각을 최대한 그대로 만끽할 수 있도록 돕는 일. 번역이라는 일의 특성상 그 과정을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하기에 물론 고되기도 하지만, 꿈꿔 왔던 일을 한다는 행복감은 그 고단함마저 보람으로 승화시킨다. 단순히 번역가로서 생존하기 위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넘어 일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번역가 지망생에게는 신중한 선택을 돕는 힌트가, 동료 번역가들에게는 같은 길을 함께 걷고 있다는 격려와 위로가 되어 준다.
번역 입문자부터 베테랑 번역가가 되기까지!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사랑하며 살기 위한 여정
《번역가가 되고 싶어》는 단순한 직업 안내서가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초판을 사랑해 준 독자들 역시 이 책에서 ‘번역가가 되고 싶은 마음’뿐 아니라 ‘열정을 지키며 살고 싶은 마음’, ‘내 일을 오래도록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읽어 냈다. 꿈은 반짝이지만, 그 꿈을 향한 길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통번역대학원 입학을 향한 도전과 실패, 샘플 번역에서의 숱한 탈락, 실수에 대한 불안과 때때로 찾아오는 고독감 속에서도 저자를 다시 책상 앞으로 이끈 것은 ‘그래도 이 일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책은 꼭 번역가가 아니더라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울림을 준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내 재능은 너무 애매한 것 아닐까’, ‘하고픈 일을 하면서 커리어와 가정을 둘 다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 ‘소중한 꿈이지만 과연 이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 등 많은 이들의 마음을 한 번쯤 흔들었을 고민이 이 책에도 담겨 있다. 프리랜서 출판 번역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저자가 꿈과 현실의 균형을 잡아 나가는 이야기는 비단 번역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오래도록 사랑하며 지속하고픈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꿈 주위를 위성처럼 맴돌던 저자가 이윽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독자들 역시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