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건으로 읽는 영국 역사
역사 속에 묻힌 개개인의 삶에 주목하다
시리즈의 완결편인 이 3권도 1, 2권과 마찬가지로 역사라는 큰 강물을 구성하는 작은 물방울과 그 안의 온갖 물질과 생명체를 다 보여주면서도 강물의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 이야기들에 집중한다. 숨은그림찾기 또는 줄무늬 모자와 옷을 입은 안경 쓴 청년과 그 친구들을 찾아내는 한때 유행했던 게임처럼 이 책에서도 희로애락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등장하는 각양각색의 인물을 찾아보라.
편집증에 시달렸던 위대한 철학가; 그가 설파한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부모덕에 고삐 풀린 망나니처럼 성장했으나 위대한 정치가로 성장한 소년,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부인을 찾아가 셋이 함께 살자고 제안했던 여성 지식인, 남편을 잃고 수십 년을 칩거하며 지냈으나 관 속에서는 다른 남자의 사진을 손에 쥐고 누웠던 여왕, 동인도회사 장교인 남편을 따라 인도에 갔다가 세포이 반란에 휩쓸려 죽을 고생을 하게 된 귀부인; 사진 촬영을 하는데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자꾸 움직이는 바람에 희한한 예술 사진을 연출하게 된 유명 저술가; 일부러 누더기를 걸치고 빈민 체험을 하다가 결국엔 결핵에 걸려버린 작가; 혁명을 동경하며 프랑스에 갔다가 첩자로 의심을 받아 처형당할 위기에 처한 정치인;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늘 열등감에 시달렸으나 결국엔 나치로부터 유럽을 구해내는 영웅이 되는 처칠; 그리고 기아에 직면해서도 자유주의라는 미명 아래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되었던 인도와 아일랜드의 수많은 빈농 등등. 미시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강의를 듣거나 세미나에 참석할 필요도 없이 그것의 감동과 지혜를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3권 출간으로 『사이먼 샤마의 영국사』 시리즈 3부작 완간!
친숙한 인물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장-자크 루소, 윌리엄 워즈워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윈스턴 처칠, 조지 오웰…
사이먼 샤마는 풍부한 이야기와 생생하고 다채로운 디테일로 영국 역사를 전개하고, 친숙한 인물과 사건을 되살려 강력하고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로 이야기를 능숙하게 풀어낸다. 세포이 항쟁과 기근에 대한 거리낌 없는 묘사와 이야기 자체의 드라마에 힘입어 압제자와 피억압자 사이의 투쟁 등 구체적인 사건들을 상냥하고 맛깔스러운 샤마의 화법으로 그려낸다. 탁월한 이야기꾼인 샤마는 고대부터 로마 침략을 거쳐 21세기까지 5000년이 넘는 영국 역사를 전 3권에 걸쳐 기록했다. 편집증에 걸린 루소,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근대 페미니즘의 창시자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열등감에 시달렸던 처칠, 조지 오웰의 생애를 알고 싶다면 이 책, 사이먼 샤마의 영국사 3권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