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토끼가 비눗방울을 후 불고 있다. 그때 토끼 뒤에서 또 다른 후 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빨간 풍선이 등장한다. 그리고 잠시 뒤 풍선을 불고 있는 코끼리가 나타난다. 다시 한번 토끼와 코끼리 뒤에서 후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후후 달콤한 솜사탕을 불며 양이 나온다. 그리고 곧이어 토끼, 코끼리, 양 뒤에서 다시 한번 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곳에는 강아지가 갓 구운 빵을 들고 서 있다. 이렇게 모두 모여 향한 곳에는 민들레를 부는 누리가 있다. 후후! 열심히 불어 보지만 민들레 씨앗은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그러자 친구들이 다 같이 외친다. “우리가 도와줄게. 후!” 누리는 민들레 씨앗을 날려 보낼 수 있을까?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또 어디일까?
한 숨 두 숨 모두 모여 커다란 바람이 돼
『이불 속에 쏙』으로 많은 아기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박서현 작가의 새로운 보드북 『다 같이 후!』는 입으로 부는 동작의 반복과 그에 어울리는 여러 사물이 등장하며 여럿이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아기 그림책이다.
후 하며 스스로 내뱉은 바람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촛불을 사라지게 해 본 경험은 특히 0~3세의 아기들에게는 마치 제 힘으로 마술이라도 부린 것만 같은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다. 또 아직 힘이 약한 아기들이다 보니 막상 제 마음과는 달리 촛불이 잘 꺼지지 않았던 재미있는 경험담 또한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꼭 우리 집 이야기 같은 주인공 누리와 웅이의 모습이 독자의 추억과 공감을 일으키는 『다 같이 후!』는 아기들의 움직임과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책이다. 독자는 후 하는 소리와 함께 부는 동작을 반복해 따라 하며 스스로 신체를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몸놀림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또 비눗방울, 풍선, 솜사탕, 빵, 민들레, 촛불, 나팔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질감과 특성의 사물을 접하며 여러 가지 부는 행위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더불어 혼자 힘으로는 날릴 수 없던 민들레와 끌 수 없던 생일 케이크 촛불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날아가고 꺼지는 모습을 보며 여러 사람의 도움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다 같이 모여 다른 사람의 기쁜 날을 축하하는 모습을 통해 여럿이 나누는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하는 『다 같이 후!』는 『이불 속에 쏙』에 이어 아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그림책이다.
박서현 작가의 두 번째 보드북 아기 그림책 『다 같이 후!』
푸른 배경 속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운 표정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다 같이 후!』는 밝고 선명한 색감과 명확한 선과 면의 표현으로 싱그럽고 경쾌한 분위기를 주는 그림책이다. 박서현 작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체가 생기 넘치는 캐릭터와 만나 그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늘어나며 반복과 점층의 재미를 주고, 다 함께 민들레를 불고 난 뒤에는 또 다른 변주의 장면이 펼쳐진다. 책장을 넘길수록 누가, 또 무엇이 등장할지 기대감을 갖게 되는 그림책이다. 또 시각, 후각, 미각,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소재를 다루어 0~3세 독자의 다양한 경험을 독려하고, 특히 후- 하고 바람을 내뱉는 등장인물들의 입 모양을 반복하며 강조해 행동 모방과 연계된 재미있는 책놀이를 이끈다. 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박서현 작가의 두 번째 아기 그림책 『다 같이 후!』와 함께 따라 하며 즐기는 행복한 책 읽기 시간을 가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