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 성해나, 《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강력 추천!★★★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는 것은
나라는 세계의 경계가 한 발짝 넓어진다는 것
서로 좋아 죽는 마음조차 영원하지 않은 세상, 어떤 이들은 왜 자신을 알지도 못하는 유명인을 향해 무한한 사랑을 쏟을까? 심지어 이 사랑에는 돈, 시간, 체력 그리고 단단한 멘탈도 필요하다. 최애의 커리어 하이를 위해 같은 앨범을 수십 장 사는 재력, 음원 사이트 계정을 만들고 스트리밍을 무한히 돌리는 수고, 콘서트 굿즈 사려고 콘서트는 저녁에 하는데 아침부터 가서 줄 서는 정성, 지인의 “네가 좋아하는 걔 뉴스 나온 거 봤어?”라는 걱정을 가장한 잔혹한 질문에도 긁히지 않고 웃어넘길 수 있는 멘탈까지. 만약 덕후도 직업으로 쳐준다면 그야말로 극한 직업일 것이다.
아이돌, 드라마, 배우, 프로게이머, 인형 등 덕질 경력 20년을 넘기며 덕질에 통달한 저자는 말한다. 출근하기가 너무 버겁고 어디에서도 용기를 얻을 수 없던 날에 최애의 힘내자는 한마디를 듣고 힘을 얻어 출근했고, 다시 일어날 힘이 없을 때 문득 최애도 어딘가에서 힘을 내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가장 힘들 때 기어코 옆에 나타나 무너지지 않게 위로하는 마음이었다. 소설가 성해나가 “절망을 녹일 수 있는 사랑”이라고 표현한 이유이다.
최애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순애의 농도
그것이 바로 나의 자산이자 나를 이루는 정체성
아주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과몰입하면서 좋아한 저자의 최애는 계속 변했다. 잠실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던 1세대 아이돌을 시작으로 조금 더 커서는 브라운관을 섭렵하고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배우, 국내에서 둘째라면 서운할 정도로 유명했던 프로게이머, 100명 중 98명은 모르는 무명 아이돌, 이제 막 연기라는 세계에 발을 딛은 신인 배우,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었던 일본 아이돌까지 사랑의 한계를 감히 정하지 못할 정도로 무궁무진했다.
최애를 향한 마음이 예전만큼 불타지 않아도, 최애가 뉴스 사회면에 나와 한순간에 저자를 실망하게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애가 바뀌어도, 퇴근길을 볼 체력이 없어져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순애의 농도’다. 최애를 향한 순애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짙어지고 저자를 움직이게 했다. 혼자 상경해 콘서트를 가게 했고, 최애 영상을 자막 없이 바로 보겠다고 일본어 자격증을 취득하게 했고, 비공식 굿즈 제작을 위해 포토샵을 배우게 했다.
이 순애가 뻗어 간 결과는 더 눈부시다. J-POP 사랑은 친한 언니가 좋아하는 일본어로 쓰인 뜨개 책을 번역하게 만드는 다정함이 되고, 최애 아이돌을 향한 사랑은 디자인과는 생전 거리가 없던 저자가 직접 굿즈를 만드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최애 선수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갔던 공항 격납고의 일화는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남들이 가지지 못한 비장의 무기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을 추천한 소설가 박서련이 “나와 함께 성장하는 이 사랑은 나의 생활이고, 나의 자산이며, 급기야는 나를 이루는 정체성이기도 하다”라고 말한 것처럼, 누군가가 무용하다고 무시했던 것들이 알고 보니 인생의 든든한 자산이자 정체성이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V덕질 경험이 있으신 분
V최애 스트리밍 돌리느라 고생한 적이 있으신 분
V내 옷에 5만 원은 못 써도 굿즈 5만 원은 고민 없이 긁으시는 분
V주위 덕후들의 심리 상태가 궁금하신 분
V입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으신 분
V무언가를 딥하게 좋아하기가 힘드신 분
V일상이 노잼이고 심심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