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문제가 된 기후난민
기후는 누군가에게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후난민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된 2000년대부터 사용된 용어로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로 인해 생활이나 생활환경에 위협을 받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터전을 잃고 국내외로 이주한 실향민을 총칭한다.
《기후난민》은 기후난민을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자 기후위기의 증인들(육지와 바다 생물 포함)로 폭넓게 이해한다. 뜨거워지고 산성화되는 바다에서 하얗게 죽어가는 산호들과 피난처를 찾아 이동하는 해양생물들,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작은 섬나라 국가들의 절박한 대응과 기후난민이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 폭염에도 쉬지 못하고 야외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 집과 논밭에서 조용한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 폭염과 주거 불평등을 동시에 겪고 있는 쪽방촌 주민, 폭우가 내릴 때마다 잠기는 반지하주택을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기후변화로 사라져 가는 소나무와 구상나무, 기후변화가 키운 대형산불의 희생양이 된 재난 이재민들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 배출에 거의 책임이 없다. 책임이 작은데도 피해를 더 많이 겪는다는 점에서 부정의하고 불평등하다.
지구가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
기후위기로 살 곳을 잃은 난민들
바다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열대화로 과잉된 열은 대부분 바다에 축적되어 해양 수온을 높인다. 2024년 전 세계 해양 열 함량은 65년 관측 기록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0년간 해양 온난화 속도는 1960~2005년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해양 온난화는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을 훼손하며 해양의 탄소 흡수원 기능을 감소시킨다. 열대·아열대 폭풍을 일으키고 극지방의 해빙과 육지의 빙하를 녹이면서 해수면을 상승시킨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바닷물이 저지대 습지와 마른 땅에 범람하고, 해안선을 침식하고, 해안 홍수도 일으킨다. 당장 해수면 상승으로 큰 피해를 겪는 나라들이 있다. 해발고도가 1m 안팎의 섬들로 이루어진 몰디브, 해발고도 2~4.5m 정도의 섬들로 이루어진 투발루와 키리바시,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은 지금도 해수면 상승으로 큰 피해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그들이 있다
《기후난민》
우리 모두가 예외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기후변화 문제는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며, 결국 우리가 마주해야 할 현실이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기후난민이 생기고 있고, 기후 불평등 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그들이 있으며, 그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최빈국 사이의 국가 간 기후 불평등, 세대 간 기후 불평등, 국가 내 소득불평등과 기후 불평등 격차 심화 문제를 다루는 한편, 기후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기후시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