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늘고 작은 소리로 말하면 모두 비웃겠지?”
용맹한 사자의 감추고 싶은 비밀
사자의 멋진 울음소리를 떠올려 보세요. 듣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해서 잔뜩 움츠리게도 하고, 또 누군가는 이 숲을 수호해 줄 것만 같은 든든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우렁찬 소리는 처음부터 사자가 낼 수 있었을까요? 작가는 재미있는 의문에서 시작해서 새로운 전설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오래전, 동물의 왕 사자는 빛나는 갈기를 휘날리며 위엄 있고 우아한 걸음걸이로 동물들을 압도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멋진 사자. 하지만 그에게도 감추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작고 가는 목소리였습니다. 동물의 왕인 사자에게 아주 작고 가느다란 목소리라니, 상상만으로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자는 매일 새벽 아무도 없는 바위 꼭대기에 올라가 애타게 기도했지요. 커다란 목소리를 갖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기도를 한지 백일이 지난 어느 날, 하늘이 감동했는지 사자에게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과연 사자의 바람은 이루어진 걸까요?
“이제 나도 큰 소리를 낼 수 있어! 꺼어억크헝! 크흐헝!”
진지한 콤플렉스를 우연하고 유머러스하게 극복하는 공감 가득 그림책
이 책은 사자가 지닌 비밀, 즉 콤플렉스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약점은 있습니다. 사자처럼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된 약점일 수도 있고, 살아가며 발견하게 된 약점일 수도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사자는 우연하면서도 다소 우스꽝스러운 방법으로 자신의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는데, 이것은 나중에 동물의 왕 사자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커다란 특징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요. 비록 사자의 콤플렉스가 완벽하게 다 해결되지는 않았지만요.
여러분은 어떤 비밀을 갖고 있나요? 그리고 이것을 안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저마다 갖고 있는 콤플렉스가 오히려 개성을 부여해서 나를 남과 다르게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다시 말해 모두 똑같지 않게 만들어 주는 ‘나만의 특징’은 알고 보면 모두가 비밀스레 품고 있는 약점 때문일 수 있다고요. 그러면 나를 한없이 작게 만든다고 여겼던 콤플렉스를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옛날 옛적 전설 속 사자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콤플렉스를 감추고, 미워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결국엔 받아들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실루엣으로 보여 주는 삼 색의 강렬한 대비!
자연과 동물에 관한 이야기로 질문을 던지는 고혜진 작가의 신작
탄탄하게 그림책 세계를 다져가는 고혜진 작가가 은근한 유머와 위트가 담긴 전설로 돌아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연과 동물에 빗대어 우리가 감추고 싶은 비밀에 대해 묻고 있지요.
판화 같기도 하고 그림자극 같기도 한 그림은 비밀스러운 이야기와 잘 어울립니다. 검은색, 청색, 홍색의 강렬한 대비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검은색 실루엣만 보이는 그림은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어 베일 속에 싸인 사자의 비밀에 궁금증을 더합니다. 또, 청색과 홍색이 중첩되어 나오는 보라색은 사자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지요. 사자의 비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리 글자들은 이미지와 어우러져 율동감을 주고, 극적인 재미를 줍니다.
매 순간 심각하고 진지한 사자의 모습과는 대비되어 유머러스하게 표현된 그림과 글자 이미지가 잘 어우러져,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