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의 인생 3막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인생 여정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변화와 과학기술사의 발전, 그리고 노후의 지혜를 오롯이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 강민호 박사는 경남 정촌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진주, 서울을 거쳐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이후 ETRI, MOST, KT, KAIST라는 한국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기관에서 혼신을 바쳐 일하며 대한민국 정보통신 산업의 도약을 이끌어 낸 주역이다.
이 책은 저자가 33년씩 인생을 세 구간으로 나누어, 제1막에서는 유년기와 학창 시절, 미국 유학과 첫 직장 생활의 이야기를 담았고, 제2막에서는 국가 전략 산업의 기획과 집행, 정보통신 4관왕으로 불린 화려한 커리어와 시행착오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제3막에서는 은퇴 이후, 개발도상국 봉사, 과학영재 아카데미 운영, 노후 설계, 가족과의 따뜻한 시간,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의 주인공인 중·고등학교 손녀 둘이 인생 설계하는 데 참고가 되는 할배의 경험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할배의 인생 3막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개인 회고담을 넘어 한 시대의 기술 발전 과정과 한국 사회의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6·25 전쟁의 기억, 남한 일주 무전여행, 한국 최초의 광통신 시대 개막, 30여 년간 세계 1등 신화의 기틀이 된 4M DRAM 개발, IMF 외환위기 속 해외 통신 사업의 성공과 실패, KAIST-ICU 통합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당시 과학기술계의 생생한 현장과 뒷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또한, 퇴임 이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앙코르 코리아 사업단’을 통해 에티오피아와 몽골에 적정기술센터를 설립하고, 과학영재 아카데미를 창설하여 미래세대 육성에 힘쓴 저자의 집념과 소신은 이 시대 모든 퇴직자와 은퇴세대,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인생 3막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에 대한 따뜻한 울림과 교훈을 줄 것이다.
50년 넘게 일기와 보고서를 정리하며 인생을 기록해 온 저자의 글은 단단하면서도 인간적이다. 과학자의 냉철함과 할아버지의 따뜻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문장은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위로와 조언이 되어줄 것이다. 특히, 이 책은 후대에 전하고픈 지혜와 격려의 메시지를 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어, 한 사람의 인생이 또 다른 세대의 꿈과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산 증인이자, 한 인간으로서 삶의 전환기를 지혜롭게 살아낸 저자의 80년 인생 여정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새롭게 도전할 수 있고,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 3막을 써 내려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