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문학 속 여성들의 목소리
이형대의 「삼설기본 〈노처녀가〉의 서술 전략과 웃음의 기능」은 주동인물인 장애 여성 노처녀의 사회문화적 위치와 외부의 시선에 대한 탐색, 작품의 서술 전략과 웃음의 기능에 대한 상관성을 조명한 글이다.
이은우의 「열녀와 좀비」는 17세기의 설화 〈향랑전〉과 21세기의 영화 〈서울역〉을 대상으로 두 작품의 주인공인 향랑과 혜선을 원초적 공간인 ‘집’에조차 소속되지 못한 사회적 약자로 조명하고 그들의 비극에 집중한다.
최빛나라의 「전형적 인물의 비전형적 목소리」는 한국과 베트남의 대중가요 두 곡, 〈홍련〉과 〈티 머우〉에서 고전문학에 등장하는 여성인물이 새롭게 해석된 양상을 살핀 글이다.
제2부: 여성-자기서사화의 정치성
장영은의 「기지촌 여성의 자기서사와 반(反) 역사」는 2000년대 이후 한국에 등장했던 기지촌 여성의 자기서사에 주목하여 증언의 정치적 수행성을 검토하는 한편 최현숙의 구술생애사 작업을 반(反) 역사의 관점으로 독해해낸다.
박재연의 「이다의 일상툰에 나타난 젠더적 자기재현과 자아정체성」은 이다(2da) 작가의 일상툰 『이다의 허접질』에서 여성이 자신의 소수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자아를 구성하고 자기를 재현하는 방식을 구명한다.
허윤의 「미군 ‘위안부’ 재현과 자기서사의 틈새」는 안일순의 소설 『뺏벌』 속 석승자와 실제 미군 ‘위안부’였던 김연자의 삶을 겹쳐 읽으며 기지촌 여성을 재현하는 방식을 규명한 글이다.
제3부: 젠더 정치 담론의 안과 밖
성민경의 「조선후기 여훈서의 아내 윤리와 ‘아내-주체’ 구성의 가능성」은 조선 후기 여성이 맺었던 관계들 중 구체적 의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큰 부부관계에서의 ‘아내’에 주목하여 『예기』와 『소학』의 아내 윤리, 그리고 조선 후기 사대부 여훈서의 아내 윤리를 살핀 글이다.
최기숙의 「‘일사/유사’ 편집의 정치성과 젠더 정치의 무/의식」은 1916년 『매일신보』의 「송재만필」란에 8개월간 연재된 〈일사유사〉를 ‘편집’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일사’와 ‘유사’의 의미에 매개된 편집의 문화정치를 분석하고 그 과정에 매개된 젠더적 비대칭성을 논증한다.
최은혜의 「식민지 조선 여성 사회주의자들의 여성해방론」은 파편적으로 존재하던 식민지 여성 사회주의자들의 발화를 모으고 의미화함으로써 ‘식민지 조선여성 사회주의자의 여성해방론’을 일종의 사상으로 구축하고자 한다.
이 책은 고전과 현대,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편으로 시, 소설, 설화, 웹툰, 영화를 비롯해 서적, 잡지, 교과서 등을 다양하게 대상으로 삼아 한국 문학/문화 속에 잠재되어 있는 ‘호모 아토포스’의 존재 양상을 젠더적으로 포착하고 의미화하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이 차별로 가득한 사회구조 전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향후 소수자 연구 및 젠더 연구 등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