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님이 애기로 보일 땐 울었고,
같이 늙어가는 친구로 보일 땐 웃었다.”
효와 불효의 경계에 서 있는
중년의 자녀를 위한 한 권의 책!
『혹시, 내 부모님 얘기해도 될까요?』는 아버지의 치매를 겪으면서는 ‘긴병에 효자 없다.’와 ‘열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라는 옛 속담을 실감한 중년의 딸이 부모님께 전하는 고백과 반성으로 가득하다. 더 나아가 누구보다 좋아했던 자상한 아버지를 간병사 손에 맡기거나 요양원 입원을 앞장서 시도했던 일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그동안 심리적 거리를 두고 살아온 어머니에 대한 갈등과 화해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부분은 우리를 눈물짓게 한다.
저자는 “희생과 인내로 살아온 세월이 노년의 부모님 심신을 다소 험하게 만들었지만, 젊은 날 버겁다고 부모님 역할을 벗어 던졌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노부모와 함께하며 진정한 내리사랑을 느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모님과 더 자주 연락하고, 더 많이 따뜻한 대화를 나누길 진심을 담아 권하고 있다.
예전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살기 어려운 시대, 각지에 흩어져 살아가는 중년의 자녀들과 노부모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어쩔 수 없더라도, 심리적 거리는 가까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가장 원초적 관심은 ‘가족’이요, 우리가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바로 ‘가족 사랑’이니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부모님과의 시간은 절대 무한하지 않다. 『혹시, 내 부모님 얘기해도 될까요?』를 만난 순간, 문득 부모님이 떠올랐다면 저자의 말처럼 부모님께 지금 바로 안부 전화를 드려보자. 거창할 필요 없다. 전화 한 통화, 따뜻한 밥 한 끼, 얼굴을 한 번 더 비추는 것으로도 부모와 자녀는 충분히 사랑을 느낀다. 부디 부모님과의 시간을 후회 없이 채우길 바란다.
한편, 이 책에는 급격히 사라져 가는 시골 구멍가게의 풍경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60년 가까이 면 소재지 한자리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던 저자의 부모님 모습을 통해, 농촌 소멸 위기 상실감과 한때 마을의 중심이었던 가게가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을 담담히 보여준다.
가게 간판을 두고 벌어진 소동, 손님이나 식구보다 냉동고와 냉장고가 많아 전기요금을 연체하던 사연 등은 사라져가는 농촌의 삶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속에 묻힌 부모 세대의 땀과 추억을 애틋하게 되새긴다. 시골 구멍가게에 깃든 유년의 기억은 독자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혹시, 내 부모님 얘기해도 될까요?』는 부모를 잃은 슬픔이 아니라, 부모를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용기로 완성된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한 사람의 고백은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되며, 오늘 우리 모두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만든다. 지금이 아니면 더 늦기 전에, 부모님께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이 책에서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