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말
에스페란토는 언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꿈에서 태어난 언어입니다.
이번에 출간하게 된 이 책은, 우리가 언어를 처음 배우는 본질적인 방식에 가까운 접근을 시도한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습자가 지식으로서가 아니라 ‘감각’으로 언어를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단어와 문법을 외우기보다, 직접 보고 듣고 말하고 상상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를 ‘체화’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저자는 에스페란토 단어를 우리말로 단순 대응시키기보다는, 그 단어가 지닌 이미지나 의미를 직접 떠올리는 연습을 제안합니다. 이 책의 여러 예문과 설명들은 바로 그 연습을 도와주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책의 전체 흐름이 ‘하루에 한 과’라는 리듬을 유지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하루에 부담 없이 하나씩 학습하다 보면, 약 한 달 반이면 자연스럽게 에스페란토의 기초를 마스터할 수 있게 됩니다. 각 과에서는 간결한 설명, 직관적인 예문, 반복 가능한 문장 읽기로 구성되어 있어, 독학은 물론이고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여러 언어교육 전문가들이 교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주셨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독자에게 ‘언어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건넵니다. 실수해도 괜찮고, 속도가 느려도 괜찮으며, 중요한 것은 매일 언어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것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언어는 소통을 위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 언어는 하나의 예술이자 놀이이자 철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 가능성을 여는 열쇠가 되어 줄 것입니다. 언어를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싶었던 모든 학습자, 기존의 문법서에 지쳐 새로운 접근을 찾던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따뜻한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에스페란토의 맑고 따뜻한 세계로 안내하는 이 여정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을 구매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25년 7월에
오태영(Mateno, 진달래 출판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