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옛이야기,
민간서사문학으로 정의하다
근·현대 130여 년 동안 민담의 다시쓰기와 출판·미디어 작업을 통해 옛이야기는 인기 있는 구전서사와 전근대의 문화·정서를 현대로 전승하였으며, 그중에서도 아동의 감수성과 상상력 함양, 교양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이러한 출판·문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핵심 논점을 들어 한국옛이야기학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의 여는 글에서는 옛이야기의 개념과 정의에 대한 논의를 살피며, 옛이야기 유형과 분류사를 검토하고 분류 방안을 논의하였다. 제1부에서는 옛이야기집의 편찬사와 편찬 시각에 대해 고찰하였다. 1장에서는 1890년대부터 1945년까지 서양인, 일본인, 한국인 저자가 출간한 옛이야기집 간행을 검토하면서 한국문화 인식에 대한 시각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1945년부터 1980년대까지의 옛이야기집 간행을 조사하여 옛이야기집에 나타난 민족문화 인식을 검토하였다. 3장에서는 1990년대부터 2010년대 말까지 간행된 옛이야기집 양상과 그림책 시대의 도래, 다각화되는 문화 인식에 대해 검토하였다.
제2부에서는 한국 옛이야기의 시대별 출판물과 옛이야기의 문화담론을 고찰하였다. 1장에서는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의 시선으로 조사·편찬된 한국과 아시아 국가의 옛이야기에 나타난 식민주의적 요소를 분석하고 비판적 시각에서 논의하였다. 2장에서는 옛이야기의 교과서 수록과 문학교육 활용에 대해 고찰하였다. 3장에서는 그림책을 분석하면서 옛이야기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의 특징과 상호작용 방식에 대해 고찰하였다. 4장에서는 다문화동화로서 옛이야기 읽기를 통해 아시아 옛이야기의 유형 분류 제안과 문화소통의 매개로서 옛이야기에 대해 논하였다.
제3부에서는 문화융합시대 한국 옛이야기학의 전망에 대해 논의하였다. 1장에서는 생태문학과 아시아 생태 옛이야기의 연구과제에 대해 제시하였으며, 2장에서는 한국과 아시아 국가 간의 선악형제담을 비교 연구하여 문화소통 방안을 제시하였다. 3장에서는 옛이야기 캐릭터의 해석과 스토리텔링 방안에 대해 제시하였다. 4장에서는 옛이야기의 상상력과 문화수용력에 대해 논의하며 확장된 시공간 체험과 지구적 상상력 기르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하였다.
옛이야기의 원천은 몇백 년 넘는 시간 동안 민간에서 구전되어 온 민담이기 때문에, 옛이야기가 지닌 문화경험과 문화수용력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크다. 이는 민담이 오랫동안 지역 공동체의 경험과 지혜, 역사와 신앙, 환경에 대한 적응력, 생활과 문화를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가 전해 왔기 때문이다. 21세기 현재 옛이야기는 아동을 주 독자층으로 하여, 읽기책과 그림책, 아동문학교육을 위한 텍스트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더해, 모든 연령대를 위한 이야기문학, 옛이야기 동화 쓰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이 실제 창작 및 글쓰기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 시도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옛이야기 자산을 읽고 즐기며, 현재와 미래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