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영리는 말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교감하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그리고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이 글에 공감하고 단 한 구절에서라도 상처 입은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그 바람은 문장마다 고스란히 스며 있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따뜻하게, 작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상처에 대해, 오해와 사랑, 그리고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불륜커플’에서는 주말부부로 살아가는 부부가 주변의 오해에 직면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로 버텨나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소문이 틀리진 않네요. 돈 많은 유부남 그리고 그 유부남의 여자”라는 말에, 그녀는 속으로 되뇐다. “은행에 갚아야 할 돈이 많은 가정 있는 남자, 그리고 그 본처는 지금 여기 있는 바로 나!” 이 유쾌한 반전은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선입견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든다.
한편 ‘커피 찌꺼기’에서는 버려진 찌꺼기가 새로운 정원에서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두 번째 기회를 이야기한다. “비참하고 보기 좋게 버려졌던 이곳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지나온 날을 회상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절망에서 다시 희망을 품게 하는 치유의 메시지다. 누구나 가진 상처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말을 던지기보다 “너의 방식대로 살아도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한다. 그 다정함이,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다.
만약 누군가 살아가는 게 많이 버거운 날,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짧지만 선명한 한 편의 글이, 오래도록 붙잡았던 감정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심장 속에도 조용히 대일밴드 하나가 덧대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