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한민국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입니까?”
영원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소중한 민주주의
“우리 각자는 자신의 일뿐 아니라, 도시 국가의 일에도 관심을 기울입니다. 우리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을 ‘자기 일에만 신경 쓰는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테네와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본문 중에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저자 권재원은 먼저 고대 아테네로 간다. 민주주의의 주요 개념이 처음 생겨난 아테네에서 민주주의 뿌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고대 아테네는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늘 언급되지만, 아테네에서 생겨난 민주주의의 특징과 그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저자는 페리클레스를 중심으로 자유, 개방성, 공정성, 평등, 시민의 적극적 참정, 삼권분립과 같은 아테네 민주주의의 핵심을 간결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근대로 곧장 넘어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업그레이드’되었는지 찬찬히 이야기한다. 시민 혁명과 민주주의가 불어넣은 새로운 자유와 평등 정신, 대의제와 다두제의 효과 등 역동적인 민주주의의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해 주요 개념과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나면, 현대 민주주의를 본격적으로 이해할 차례다. 20세기 민주주의는 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트렸던 비민주적 정치 체제를 통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권위주의, 전체주의가 나타났던 싱가포르와 타이완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민주주의가 왜 여전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제도인지 이야기한다.
민주주의는 단지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하는 제도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흔히 민주주의 하면 다수결을 떠올리지만,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민주주의 대한 대표적인 오해를 하나하나 풀면서 민주주의의 한계 또한 설명한다. 국민의 정치 참여가 선거로 축소되는 경향 속에서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하고 있는 점, 대중 영합주의(포퓰리즘)가 득세하고 있는 점 등을 통해 민주주의가 완벽한 제도가 아님을 보여 준다. 다만 민주주의는 지금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제도일 뿐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평등을 꼽는다. 민주주의 국가의 모든 시민은 토론에서 같은 몫의 발언권을 얻는다. 그래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두의 능력과 지혜가 발휘”될 가능성이 지금까지 있어 왔던 다른 어떤 정치 체제보다 높다. 또 실패와 성공 속에서 “시민 개개인이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민주주의 국가가 “거대한 학교”와 같다고 말한다.
21세기 민주주의는 여러 새로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른바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진 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에서 가짜 뉴스, 여론 조작, 확증 편향, 이민자·난민 차별, 전쟁과 같은 다양한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 복잡한 문제들의 해법은 무엇일까? 미래 세대로서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야 할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다고요?』는 든든한 사유의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