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삶의 기술은
안 되는 길을 피하는 것이다
“내가 어디서 죽을지 말해주시오. 그러면 그곳엔 절대 가지 않을 테니.”
수많은 투자자의 스승 찰리 멍거가 남긴 말이다. 이 말은 롤프 도벨리의 신작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다. 롤프 도벨리는 이 책이 찰리 멍거의 유명한 미국 하버드 웨스트레이크스쿨 졸업식 연설, ‘불행한 삶을 보장하는 방법’에서 영감을 얻었음을 밝힌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삶을 개선할 수 있을지 부단하게 고민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우리는 어디서 나쁜 일이 일어나는지 안다면 그곳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요새 유행하는 ‘회귀’를 소재로 한 소설들을 떠올려보자. 전생의 나쁜 일, 불행한 일을 피하려고 애쓴 결과 행복한 삶, 성공한 삶에 다다른다.
다만 현실의 우리에게 있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1등 공신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소설 속이라면 복수의 대상이라도 있지만, 현실의 나를 상대로 복수할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상대로 삶의 방식을 바꾸면 된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리는 나쁜 습관을 52가지로 정리해서 불행은 통제할 수 없어도 ‘삶의 방식’은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실패에서 배운다
반전 기법으로 배우는 좋은 삶의 법칙
그러면 우리는 어떤 길을 피해야 할까? 이를 위해 도벨리는 수년간 다양한 실패담을 수집해 왔다. 일터, 가족, 조직, 사회에서 반복되는 실수들이 우리 삶의 본질을 뒤흔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롤프 도벨리에 의하면 이러한 실수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고 구조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불행해지지 않는다. 사소한 어리석은 행동 하나가 두 번째, 세 번째 행동으로 이어진다.”(‘맺음말’ 중에서)
따라서 도벨리는 실패의 지도를 그린다. 여느 자기계발서처럼 성공하기 위해서 어떤 목표를 세워야 하는지, 행복한 삶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의 평범한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작은 습관의 교정을 이야기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책 속의 소제목들이 다소 도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온실 속 화초가 되어라’, ‘보상 체계를 따라라’, ‘의심만이 살 길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마라’ 등.
당연하게도 이 같은 행동들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결국 우리 삶이 힘든 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탓이다. 인생을 바꾸려면 절대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제시한다.
길어진 삶, 할 일 많은 세상에
꼭 필요한 역발상의 재치
롤프 도벨리는 말한다. “불행은 셀 수도 없고 예측도 불가능하지만 대부분은 피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의 52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더 나은 정답을 좇기보다는 나쁜 선택이나 행위를 없애는 쪽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 전환 자체가 삶의 판도를 바꾼다. 이 단순하지만 날카로운 인생 설계 방식은 고대의 철학은 물론이고, 현대의 통계와 경영의 원칙, 직관적인 문학까지 아우른다.
이 52개의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을 살펴보다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해오던 나쁜 습관이나 태도가 상당수 보일 테니 말이다. 즉 ‘반면교사의 교본’인 셈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면 이 책이 가진 의미가 없을 터. 장마다 시작 전에는 핵심 메시지를 압축한 4도짜리 그림을 배치해 내용에 대한 기대감과 보는 재미를 높였으며, 반면교사를 끝낸 후에는 ‘조용한 이성의 목소리’란 정리를 통해 왜 우리가 그런 삶의 방식과 태도를 피해야 하는지 조곤조곤 살펴준다. 이 목소리는 나를 둘러싼 부정적 감정과 소음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법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다. 더 늦기 전에 인생을 바로 잡고 싶다면 이 이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