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는 마음에도 봄은 온다"
“왜 이렇게 쉽게 상처받는 걸까?”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
지금 한국 사회는 아프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감정이 쌓이고, 감정을 표현하면 ‘예민하다’는 말을 듣는다. 소외, 비교, 고립, 침묵 등에서 비롯되는 상처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그 상처들이 너무 작고 익숙해서, 누구도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늘도 견뎌온 당신에게》는 일본 NHK출판에서 출간되어 화제를 모은 미야지 나오코 교수의 대표작 《傷つきのこころ学》의 국내 첫 번역본으로, 상처받기 쉬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마음을 심리학적·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섬세하게 조망하는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트라우마 회복 연구의 권위자인 미야지 나오코 교수는 이 책에서 ‘상처’를 단지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이에 따라 SNS, 스마트폰, 메시지 응답 강박, 평가 중심 사회, 불안한 돌봄 구조 등의 시스템과 문화가 우리의 마음을 더 자주, 더 깊이 다치게 만든다는 사실을 조용히 짚어낸다. 나아가 PTSD 같은 극단적 외상보다 훨씬 보편적인, 그러나 무시되기 쉬운 ‘일상의 상처’에 주목한다. 예를 들면, ‘무심한 말 한마디’, ‘비교당하는 느낌’, ‘이해 받지 못한다는 감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도 견뎌온 당신에게》는 그런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되며, 왜 우리는 같은 상처를 반복해서 겪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상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당신이 너무 자주 상처받는 이유는,
그만큼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최고의 임상심리학자, 미야지 나오코 교수의 따뜻한 마음 치유 심리학
한국 사회는 여전히 ‘말하지 않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문화가 강하다.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나약함으로 간주되고, 고통을 털어놓는 순간 오히려 ‘불편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쉽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이 상처를 혼자 삭이고, 침묵 속에서 관계의 균열을 견디며 살아간다. 그러나 감정은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치유되고, 상처는 드러날 때야 말로 다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된다.
《오늘도 견뎌온 당신에게》는 바로 그 말하지 못했던 감정들에 말을 건네는 책이다. 위로나 치유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상처는 인간됨의 일부’임을 정직하게 인정하면서, 그 상처를 사회 안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언어화하며, 타인과 나눌 수 있을지를 제안한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분명 피해자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누군가의 상처가 되어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 말하는 자와 침묵하는 자의 위치가 얼마나 쉽게 뒤바뀔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 그 깨달음은 상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을 가능케 하며, 결국 타인을 향한 공감과 자신을 향한 수용으로 이어진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정서적으로 지친 MZ세대는 물론, 돌봄과 관계 속에서 고립감을 느끼는 중장년층, 감정 노동과 심리 상담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또한, 내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산다”는 보편적인 위로를 건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치유가 아니라 ‘공감의 언어’임을 말한다.
"상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
감정을 받아들이는 순간, 회복은 시작된다
《오늘도 견뎌온 당신에게》는 전문가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일상의 관계에서, 말 한마디에서, 눈빛 하나에서 시작된 상처가 어떻게 마음을 흔들고, 삶의 방향을 바꾸는지,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돌봄’이라는 태도로 회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왜 나는 항상 상처받을까?”, “왜 나만 유난히 약한 걸까?” 이런 질문 앞에 머뭇거려본 사람이라면, 이 책 속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에 크게 와 닿을 것이다. 그만큼 최고의 임상심리학자로서의 명쾌한 통찰이 누구에게나 흔들리는 마음을 잠시 머물게 할 따뜻한 공간을 마련해 준다.
지금 아프다고 느끼는 당신, 그 감정은 잘못된 것도, 지나친 것도 아니다. 그저, 당신의 마음이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뿐이다. 그 마음을 억누르거나 무시해선 안 된다. 그래서는 항상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다.
미야지 나오코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상처는 지워야 할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감정”이라고. “상처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익힐 수 있다”고. 《오늘도 견뎌온 당신에게》는 그런 삶의 자세를 배우는 심리 인문서이자, 상처로부터 인간됨을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사유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