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아트 호러: 아리 애스터와 로버트 에거스의 영화] 북펀딩으로 출간
현재 영화 팬과 영화 비평가 모두가 가장 주목하는 두 감독, 아리 애스터와 로버트 에거스의 영화 세계를 집중 탐구한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바로 [아트 호러: 아리 애스터와 로버트 에거스의 영화]다. [아트 호러]는 텀블벅에서 목표치를 웃도는 금액을 모금하며 많은 독자들과 영화 팬들의 참여로 완성되었다.
아리 애스터는 2018년 〈유전〉, 2019년 〈미드소마〉를 연달아 개봉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기존의 호러 영화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비틀며, 충격적인 장면으로 불쾌함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로버트 에거스는 국내에는 많이 소개 되지 않았으나, 2015년 〈더 위치〉를 선보이며 ‘아트 호러’ 시대의 포문을 연 감독으로 평가 받는다. 올 해 초 국내 개봉한 〈노스페라투〉는 그의 야심에 대중성을 겸비하며 전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도서 [아트 호러: 아리 애스터와 로버트 에거스의 영화]는 독일의 작가 겸 영화 비평가 아드리안 그멜히의 저서를 국내 최초 번역하여 출가된다. 그멜히는 독일어권 최초로 M. 나이트 샤말란에 관한 비평서를 출간한 장르 영화의 권위자라 할 수 있다. 그가 집필한 [아트 호러]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두 감독의 유년기부터 영화 감독 직전까지의 커리어를 소개하며, 한 명이 영화감독이 빚어지는 과정을 살펴본다. 또한 그들의 대표작을 ‘아트 호러’라는 개념으로 비교 분석하는 과정은 베일에 쌓인 두 감독의 작품 세계로 들어가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아트 호러]의 출판사 코프키노는 2025년 7월 예술영화관 "아트하우스 모모"와 함께 ‘아트 호러 미니 기획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획전에서는 국내 개봉하지 않아 접할 기회가 적었던 로버트 에거스의 초기작, 〈더 위치〉와 〈라이트하우스〉가 상영될 예정이다.
*추천사
아트 호러’와 코리안 시네마 사이에 생각보다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트 호러』 한국어판 출간은 마치 ‘귀향’ 같습니다. 아리 애스터는 한국 영화에 관한 깊은 존경을 자주 말하곤 했습니다.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같은 감독은 그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그를 처음으로 사로잡았던 한국 영화는 바로 〈박하사탕〉입니다. 그는 이 영화의 감정적인 힘과 복합적인 내러티브에 꽂혔다고 회상한 바 있습니다.
몇 해 전, 봉준호는 〈유전〉 각본집에 서문으로 “아리 애스터의 데뷔작은 장르의 한계들을 초월하며, 진실하고 심오한 공포, 바로 원초적이고 벗어날 수 없는 공포를 이룩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의 표현은 정확히 이 책에서 분석하고 탐구한 ‘아트 호러’라는 용어의 핵심을 찌릅니다.
로버트 에거스는 코리안 시네마에 대한 언급이 비교적 적은 감독이지만, 한국 시네필들에게 사랑받는 감독입니다. 2020년, 봉준호는 ‘앞으로 10년간 세계 영화계를 이끌어갈 20명의 감독’을 뽑는 리스트에서 아리 애스터, 조던 필과 함께 에거스의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애스터와 에거스는 ‘아트 호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예술적 기질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그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리 애스터와 비슷하게 코리안 시네마의 팬입니다. 저 또한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습니다. 그 귀기 어린 분위기와 잔존하는 불쾌함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습니다. 과감하고 매력적으로 뱀파이어 장르를 재해석한 박찬욱의 〈박쥐〉도 마찬가지입니다.
2023년, 저는 베를린에서 아리 애스터와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며 저는 그에게 단순한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당신은 스스로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네, 저는 정말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많은 것들이 저를 겁먹게 하는 트리거예요.” 이 짧은 인정은 그의 영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를 제공합니다.
애스터가 두려움이라는 심리학적인 미궁을 탐험하는 동안, 에거스는 신화와 민속의 원천을 길어 올리고 있습니다. 에거스는 “나는 영화 만드는 것보다 신화와 동화, 민속에 더 관심이 많다”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에거스라는 감독의 본질은 모닥불 옆에 있는 고대의 공포를 불러내는 이야기꾼입니다. 그의 영화들은 집단 기억 속에 있는 전형(典型)을 소환합니다. 뉴잉글랜드 식민지의 마녀들, 고립으로 인해 미쳐버린 선원들, 운명에 잡아먹힌 바이킹 전사들, 모두 역사적 고증에 불편함이 합쳐진 강렬한 시각적 스타일을 통해 현현합니다. 그의 영화 세계는 최면과 같으면서도 철저하며, 깊은 동요를 동시에 일으킵니다.
이 책은 애스터와 에거스의 초기작에 주목하지만, 아트 호러는 그들의 작품 너머까지 뻗어 있습니다. 〈페브러리〉를 만든 오즈 퍼킨스 같은 다른 감독들도 끊임없이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 ‘시적 호러’라는 주제의 저서로 이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해 보려 합니다.
이제 깊은 감사를 담아, 한국의 독자들이 이 페이지를 넘기며 풍성하고 요동치는 여정을 떠나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트 호러』가 한국어로 읽히는 날이 올 거라곤 미처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아드리안 그멜히, 2025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