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났지만, 모든 이름이 귀환한 것은 아니다.
『무궁화 꽃이 지었습니다』는 전쟁의 역사 속에서 잊혀졌던 개인의 이름을 다시 불러내는 문학적 시도다.
세대를 거슬러 전해진 작은 단서 하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결국 그 이름이 기억 속에 다시 피어나는 무궁화처럼 우리 가슴에 새겨진다.
이 소설은 군사적 사건이나 영웅담이 아닌, 말없이 살아낸 이들의 일상과 침묵 속에 스며든 진실에 집중한다.
경찰이자 가장이었던 ‘최동삼 경위’, 침묵을 선택했던 가족들, 분단 이후 흔들리는 마을, 의심받았던 청년 박영심…
이들은 모두 전쟁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지극히 평범했던 우리였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이고, 시 한 편처럼 절제된 이 작품은,
결국 ‘기억은 다시 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