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어학 분야 1위 베스트셀러! ★
★ 《아사히신문》 2022년 ‘올해의 책’ 선정★
★ 《요미우리신문》, 《문예춘추》 《다빈치》 등 다수의 언론이 주목한 책! ★
“언어는 탐험의 무기이자 탐험의 대상이다!”
어디서도 보지 못할 극한 탐험기를 통해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어학의 세계
《언어로 지구 정복》의 저자 다카노 히데유키는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고,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아무도 쓰지 않는 책을 쓴다’를 좌우명으로 삼아 모험심으로 가득 찬 논픽션을 쓰기로 유명하다. 취재를 위해 수수께끼의 서남 실크로드를 육로로 따라가려고 출국 스탬프도 없이 중국 국경을 넘은 적도 있다. 이후 공식적인 국경 검문소를 일절 통하지 않고 미얀마 북부의 게릴라 지배 영역을 횡단하고 인도에 입국해 자수한 뒤 추방되었다. 이처럼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독보적인 행보로 시선을 뗄 수 없는 이야기를 펼치는 데 능하다. 이 책에서도 범상치 않은 저자의 ‘언어 유랑기’, 현장의 언어를 하지 못하면 누구도 접근하지 못할 오지를 누비면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난 인도에서 처음 써보는 영어로 소통하느라 겪은 우여곡절부터 시작한다. 누군지 몰라 같이 사진 찍기를 사양한 어느 수녀 할머니가 알고 보니 마더 테레사였다던가, 영어로 대화가 통하는 것에 들떴다가 관광지에서 바가지를 쓰고, 여권과 비행기표를 도둑맞는 수난을 당하면서 무사히 귀국하기 위해 영어 실력이 급상승하기까지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들려준다. 그다음에는 와세다대학교 탐험부에서 환상 속 괴수를 찾으러 콩고의 공용어인 프랑스어부터 아프리카 민족어인 링갈라어, 보미타바어까지 섭렵하여 현지 주민과 급속도로 친해지면서 그 덕분에 전설의 진실에 다가간다. 이후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배워 아마존 정글을 누비며 마을 주술사가 만든 환각제를 찾아 나서고, 동남아시아의 아편 생산을 취재하겠다는 일념 아래 태국과 중국, 미얀마를 오가다 마약왕의 아지트에서 버마어를 배우며, 중국 와주의 아편 재배지에 다다른다. 한편 와주 같은 소수민족 마을에서 직접 겪어야만 알 수 있는 새로운 언어생태계를 발견하기도 한다. 고립된 마을 안에서 모두가 매일 함께하기에 ‘친구’라는 개념이 없고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말이 존재하지 않는 등 문화적 맥락까지 더해지면서 어학의 세계는 끝없이 넓어진다.
“빠르면 3일 만에 외국인과 대화한다!”
교재를 암기하는 외국어 공부가 아니라 실제로 써먹으며 원어민과 친해지는 언어 비법
언어를 배울 때 회화가 특히 어려운 이유는 단어와 문법을 완벽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외국인 앞에서 말해야 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선뜻 입을 떼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는 성적으로 외국어 실력을 평가하는 경험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이다. 학교에서는 틀릴 때마다 점수가 깎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외에서 내가 어설프게 말해도 상대 또한 대화에 적극 협조한다. 뜻이 통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렇기에 어학은 흉내 내기이며, 의미를 조금 몰라도 원어민이 말하는 대로 따라 하면 꽤 잘 통하고 그게 곧 맞는 표현이다’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학원도 교재도 없던 시절부터 현지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말, 이른바 ‘말맛이 살아 있는’ 언어를 습득하고자 온갖 애를 쓴 일화가 쏟아진다. 예를 들면 전철에서 마주친 프랑스인 댄서에게 대뜸 말을 걸어 일대일 프랑스어 레슨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원어민과 한 시간 동안 대화하며 이를 녹음해서 받아 적고, 녹취록을 점검받는 다음 수업의 대화를 한 번 더 녹음하면서 프랑스어 실력이 일취월장한다. 이렇게 배운 프랑스어를 콩고에 가서 쓰려고 하는데, 주로 공석에서 사용하는 프랑스어만으로는 현지인과 깊게 친해지기에 부족할 것 같아 마을 주민이 쓰는 민족어인 링갈라어를 직접 교재를 만들어서 배워가기에 이른다. 이에 더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영어로 소통하느라 버벅댈 때 도움이 된 흉내 내기 학습법과 태국 치앙마이대학교에서 만화책을 교재로 삼아 일본어 강의를 하면서 학생도 선생도 모두가 만족한 언어 학습 노하우까지 소개한다.
“우리가 서로의 심장박동을 들으려 하는 한 어학은 반드시 살아남는다!”
번역 기술이 발전해도 AI가 대체하지 못할 언어의 쓸모
한편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학 환경이 크게 변했다. SNS로 해외에 사는 친구와 채팅하거나 해외의 인터넷 뉴스를 볼 때 모르는 단어는 바로 번역해서 볼 수 있다. 관광이나 비즈니스 회화 정도는 번역 앱으로 즉시 소통이 가능해졌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기계 번역이나 통역이 이렇게까지 발달했는데, 과연 어학을 하는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그럼에도 어학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으리라고 말한다. 기술이 대신할 수 있는 언어는 오로지 ‘정보 전달’의 역할 뿐으로, ‘사람과 친해지는 언어’는 기술이 대체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K-POP에 열광하는 팬덤이 BTS 가사가 번역되어 있어도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 상대와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서 마음도 공감하게 되는 것이 어학의 핵심이다. 실제 대화에서 서로 주파수를 맞추듯 유대감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흥미를 품은 타인과 몸소 닿고 싶다는 인간의 본능에 뿌리 두고 있는 한 어학은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