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너무 늦었다고 생각된다면, 앙리 루소를 만나 보라!
이상한 사람? 아니, 용감한 사람!
앙리 루소는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화가가 되고 싶어 했다. 미술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흔아홉의 나이에 전업 화가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살던 방식대로 삶을 마무리할 생각을 할 나이였는데 말이다. 화가의 길로 들어섰지만 아무도 그의 그림을 칭찬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앙리 루소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자기 자신만을 믿고 흔들리지 않으며 꿋꿋이 계속 그림을 그렸다. 그런 끝에 결국 예술의 선구자로 재평가되고 피카소, 고갱 등에게 영감을 주며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미술의 문을 연 화가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불안과 공허는 누구에게나 온다
내리막 없는 인생은 없다. 특히 40대와 50대를 통과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나는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는지… 항상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달려왔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무기력, 권태감, 우울감, 불안 등의 공허감과 불안감이 동반되는 이런 상태를 실존적 진공상태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년에 찾아오는 이런 위기는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잠시 멈추어 서서,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다시 살펴보고 삶을 새롭게 시작할 기회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꿈은 나이를 묻지 않는다
불안하고 공허한 삶의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꼭 만나야 할 사람이 바로 앙리 루소다. 막막하고 갑갑한 인생에서 용감하게 홀로 길을 내고 주저 없이 그 길을 걸어갔던 사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임을 자신의 온 삶으로 보여 준 사람, 그가 바로 앙리 루소였기 때문이다. 두 번의 결혼과 사별을 겪은 앙리 루소는 60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받아 주지 않는 여인에게 끊임없이 편지와 선물을 전했다. 그리고 자신의 전 재산을 양도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청혼했다가 매정하게 거절당했다. 그리고 그는 차가운 바닥에서 밤새 떨다가 병을 얻어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무모해 보이는 루소의 마지막 사랑은 그림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처럼 계산 없는 것이었고 그는 말 그대로 사랑에 온몸을 던졌던 것이다. 무모하고 미련한 사랑을 말리던 주변 친구들에게 루소는 물었다. “나이가 들었다고 왜 사랑을 포기해야 해?”
다시 시작하는 7가지 방법
루소의 뜨겁고 용기 있는 삶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자신이 믿는 길을 걷기 위해 두려움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용기’다. 두 번째는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위해 한 걸음 더 내딛는 ‘도전’이다. 세 번째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창조’다. 네 번째는 내일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버리지 않는 ‘긍정’이다. 다섯 번째는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알고 그 길에서 어떤 난관이나 장애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다. 여섯 번째는 자신을 존중하고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자기애’다. 일곱 번째는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성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예술적 순수성’이다. 이 키워드를 들고 나의 삶을 비추어 본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도슨트의 해설이 곁들여진 아름다운 루소의 그림 30점
저자는 앙리 루소의 그림 30점을 직접 골라 상세한 해설을 더해 놓았다. 루소가 언제 어떤 계기로 그린 그림인지, 무엇을 표현한 그림인지, 또 이 그림을 통해서 루소 그림의 어떤 특징을 알아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설명해 준다. 도슨트이자 예술학 박사인 저자의 설명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한눈에 우리를 사로잡는 앙리 루소의 그림이 지니는 묘한 매력이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