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장지에서 여행하는 블레저 여행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대부분 경험하게 되는 업무인 출장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저자가 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신선하며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1장과 2장에서는 출장 중 레저를 즐긴다는 개념인 블레저(Bleisure)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 있고, 3장에서는 저자가 직장생활 동안 출장 중 경험했던 블레저 여행을 유쾌한 문장으로 풀어냈습니다.
먼저 1장에서는 아직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는 생소한 블레저 여행을 소개하였습니다. 블레저(Bleisure)라는 말은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이것은 평소에 익숙한 집과 회사를 떠나서 업무상 방문한 출장지에서 업무를 마치고 난 후, 여유 시간, 주말 및 개인 연차를 연결하여 개인적인 여행 및 레저 활동을 즐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 업무와 개인 여가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워케이션(Workation)이라는 말과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워케이션은 휴양지에서 일을 하고 업무 종료 후 휴가를 즐긴다는 장소의 개념인데 비하여, 블레저는 업무 출장으로 방문한 도시에서 업무 종료 후 여유 시간과 주말 등을 활용하여 여행을 즐긴다는 시간 개념이라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블레저라는 조금은 거창해 보이는 단어를 모르더라도 사실 많은 직장인들이 시나브로 블레저를 즐겨오고 있습니다. 국내 출장 가서 저녁때 함께 간 동료와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법인카드 결제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유명한 곳이 있으면 잠시 들러 보기도 합니다. 해외 출장 가면 업무 종료 후 잠시 여유가 있을 때 그 지역에서 유명한 관광지나 문화유산도 들러보고 랜드 마크에 가서 인증 사진도 한 장 남겨서 SNS에 올리곤 하지요. 사실 여기까지는 직장인들이라면 크게 놀라울 건 없는 출장러들 사이의 공공연한 비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대목은 회사가 블레저를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블레저 여행은 출장지에서 직장인이 여가를 즐기는 것이니 당연히 직장인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블레저가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들의 동기 부여 및 애사심 고취, 고급 인재 확보, 회사 명성 향상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별다른 비용 투입 없이, 어차피 소모해야 할 직원 개인의 연차를 출장지에서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별다른 추가 비용 투입 없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인사팀 담당자라면 한번쯤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1장에서 약간은 생소한 블레저에 대한 소개가 끝나면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블레저 여행자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오랜 출장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실제로 업무 출장시 블레저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노하우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미 많은 출장러들이 출장갈 때마다 고민하는 내용들인데,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녹여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혼자 가는 출장을 즐기는 자세나 출장지에 대한 사전 준비에 대한 내용은 한편으로는 당연할 수 있는 내용인데 스스로가 출장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내용입니다. 사실 출장지에서 애매하게 여유 시간이 남을 때 보통은 숙소나 근처의 커피숍 등지에서 시간을 소비하기 마련인데, 그러는 대신에 박물관, 시장, 골목 등을 즐겨보라는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내용은 항공 덕후들의 항공기 기종 구분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북쪽으로 막혀있는 사실상 섬나라 국가이기 때문에 해외 출장시에는 아마도 직장인들 대부분이 비행기를 이용할 텐데요. ‘통로가 한 줄짜리 작은 비행기이다’, ‘통로가 두 줄짜리 큰 비행기다’, ‘앞에 AV가 오래된 낡은 비행기였다’, ‘AV 화면이 커다란 새 비행기였다’를 넘어서 어느 항공기 제조사에서 만든 비행기인지 또 모델명은 무엇인지 등을 비행기 외형을 보고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해외 출장 간 출장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무엇을 사가지고 돌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재미있게 풀어놓았습니다. 방문한 곳에서 무엇을 사가지고 가야 가족과 동료들에게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대한 생색을 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여기저기 출장 다닐 때마다 사온 것들을 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등에 대하여 저자의 경험을 풀어놓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참고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수집 컬렉션을 만들어서 출장과 여행을 기억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3장에서는 저자가 이십 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녔던 해외 출장길에서 경험한 평범하지 않았던 출장들을 저자 특유의 유쾌한 언어를 사용하여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장을 읽다 보면 왜 저자가 스스로를 운수 좋은 직장인이라고 지칭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장으로 여기저기 많은 곳을 다녀서인지 일반적인 출장러들은 경험하기 어려운 경험들을 많이 하였는데요. 특히 보통 사람들에게는 힘들고 짜증날 수 있는 상황들에 닥쳤을 때 긍정적인 마인드로 헤쳐나가고, 또 이를 재치 있는 표현으로 풀어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비행기 환승시 발생할 수 있는 환승 시간이나, 비행기 지연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뜻밖의 체류를 놓치지 않고 슬기롭게 활용하여 한편의 작은 여행으로 활용하는 블레저 여행자로서의 민첩함이 돋보입니다. 또 부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에서와 같이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 대하여도 노련한 출장자로서 해결해 나가는 센스에서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업무로 간 해외 출장지에서 업무 후 여유 시간에 개인 여행과 레저를 즐기며 힐링한다? 생각만 해도 달콤한 이야기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의 경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면, 실제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사전 준비만 잘하면 블레저 출장이라는 것이 현실에서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돈은 없고 시간은 부족한 직장인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출장을 활용하여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직장생활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즐겁게 일하기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 직장인! 우리는 보통 20대부터 시작하여 인생의 황금기에 직장을 다닙니다. 매일 아침 꽉 막힌 출근길, 결론은 이미 정해둔 회의의 탈을 쓴 팀장 잔소리 시간, 해치워도 다시 되살아나는 좀비 같은 업무들. 정말 이런 것들이 직장생활의 전부여야 할까요? ‘사는 게 다 그렇지’, ‘일터로 가자. 나에겐 대출이 있다’, ‘이쯤 되면 로또 맞을 때가 됐는데’라며 체념하고 보내기엔 우리 인생은 너무 소중합니다. 게다가 점점 길어지고 있고요.
그렇다면 직장 생활을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 책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다니는 출장에서 삶의 활력을 되찾을 방법, ‘블레저’(Bleisure = Business + Leisure)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업무 출장과 여행을 자연스럽게 엮어 지친 일상속에서도 새로운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실전 팁과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담았습니다.
혹시 출장 가면 호텔 방에서 야근이나 하고 계신가요? 호텔 문을 나서세요. 그 순간 기적처럼 여행이 시작됩니다. 사표를 품고 출근하는 회사원, 그리고 직원들의 행복이 곧 회사의 성과라고 믿는 모든 리더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출장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지금 당신의 출장에는 블레저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