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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

  • 도복희
  • |
  • 상상인
  • |
  • 2025-06-18 출간
  • |
  • 114페이지
  • |
  • 129 X 207 X 10mm / 276g
  • |
  • ISBN 979119309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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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막과 광활한 초원 ‘몽골’을 거쳐 도복희 시인은 이제 “돌고 돌아와”(「시인의 말」) 고향이라는 공간에 닻을 내린다. ‘뿌리를 내렸다’가 아니라 ‘닻을 내’렸기 때문에 기실 시인의 귀환은 멈춤이 아니라 “골목골목”을 걸어 발견한 모세계母世界의 틈과 주름을 확인하는 ‘다름의 귀환’을 기저로 한다. 불투명한 동일성에 빠져 고향을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선의 이동을 통해 발견한 불온한 감각과 국면局面의 재발견은 그의 시집이 서정의 질 좋은 선취를 기반으로 기품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가열찬 사유의 파문과 시간과 장소라는 종축과 횡축을 돌파하는 세계 내 존재의 탐색을 동시에 구축해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시집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는 처음에는 서정시의 진경의 순간을 확인하는 슴슴함에서, 거듭될수록 시간과 위치의 종횡에 지난하고 매섭기 그지없는 기치로 존재론적 차원에서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의 불완전성이 아니라 꿈과 불가능성에 대한 불완전성의 사유가 그의 시 속에 은밀하게 내장되어 작동하고 있다.

집착하는 애인처럼 살아냈다
미지의 장소를 정해 오후를 건너왔다
이제 애쓰지 않아도
가벼운 쪽으로 걸음을 돌려놓았으니
하루하루가 쉽게 지나가게 되었다
내일을 희망하지 않으니
오늘을 살면 그만이었다
목 늘어진 스웨터를 입고 있는 것만큼이나
가난도 웬만큼 익숙해졌다
음식점 메뉴판에서 가격 먼저 보는 것이
습관이 된 것처럼
튤립 구근이 올라오는 소리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적당히 내리는 봄비가 양철지붕에 내려앉길 기다려
침묵하는 방법도 알았다
기대하지 않는 법도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사는 법도 배웠다
생이 다소 쉬워졌다
- 「해 질 무렵처럼 지내고 있어」 전문

서시에서 시인은 “집착하는 애인처럼 살”았다고 고백하며 시집을 연다. 나를 내가 아닌 외적 개념에 의해 규정하고 그에 연연하던 태도에 대한 각성은 시인이 이번 시집을 묶는 시작점, 첫 세계점의 인자이다. 누구와 “상의한 적 없지만 자연스럽게 들어선 형식”(「쓸쓸한 무늬」)이라는 애쓰지 않음은 “미지의 장소”와 “오후”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무거움이 아닌 가벼움으로 세계의 방향을 튼 그는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내일을 희망하지 않으니 오늘을 살면 그만이었다”는 시적 언술을 부려놓는다. 세계선의 기본 개념이 미래를 선취하는 것이 아니라 늘 현재에 수렴되는 현실에 충실해 ‘나라는 입자의 위치를’ 고뇌하는 것처럼 시인에게 이것은 하나의 선언이자 역사歷史가 된다. 늘어진 스웨터의 익숙함과 가격을 먼저 보는 일상성에서 시인은 “튤립 구근이 올라오는 소리”에 집중하며 “봄비가 양철지붕에 내려앉길 기다려 침묵하는 방법”을 비로소 체득하게 된 것이다. 이 아름다운 두 구문은 나이 듦의 나와 거처로써의 세계가 걸쳐 있는 대위적 의미로써 “해 질 무렵”을 포월包越한다. 그리고 시인의 품성인지 그의 노정이 만든 진솔함은 ‘생이 쉬워졌다’가 아니고 생이 “다소” 쉬워졌다며 끄트머리를 열어 놓는다.

하나 같이 축축하다
지금 여기에 없는 너이고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웃음기이다
더 이상 통화되지 않는
친구였던 옛 이름이고
주고받을 어떤 말도 남아 있지 않은
침묵의 순간이다
떠난 애인이 선물로 준
보풀 일어난 목도리이며
쓰다 두고 간 전화번호에서 들려오는
모르는 사람의 목소리다
무심하게 흘려보낸 선택이며
이제는 마주할 용기조차 나지 않는
멀어진 우리들의 시간이다
홀로 있는 익숙함으로
농익은 그리움의 무게다
너는 시로서만 찾아오고
나는 그런 너를 받아 적는다
- 「시가 되는 것들은」 전문

…(중략)…

시인에게 시 쓰기란 “신이 걸어간 쪽으로 따라가”(「오늘 세시는 당신 없이 지나갔지만」)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시는 언제 쓰냐고 물었다」) 가장 낮고 어둡고 축축한 곳에 임재臨在한 신과 함께 걷는 것이다. 이 위대한 비극은 하여 슬픔이 아니라 정신의 위대함을 일깨우는 일이며 현실이란 세계선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형성하는 일이다. 때문에 그가 더불어 걷고자 하는, 듣고자 하는 신의 이칭異稱은 “없는 너”이며 “옛 이름”이자 “침묵의 순간”이며, “모르는 사람의 목소리”이다. “멀어진 우리들의 시간”에 “홀로 있는 익숙함”으로 “너를 받아 적”고 있는 시인은 사라져가는 아니 끝없이 항행하는 제 존재의 뒷모습을 오래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오목가슴에 박혀 떨어지지”(「시를 언제 쓰냐고 물었다」) 않는 통증을 “소금 알갱이 몇 알 입안에 털어 넣으며”(「뻔하지 않기 위해 나는」) 시인 도복희는 불완전해서 불온한 무한 우주의 모든 세계선과 더불어 지금 꿈꾸는 중이다.

조팝나무꽃 사방에 만개하는 날까지
그대 오는 발자국 소리
산모롱이에서부터 들려오는 날까지
기다림의 계절을 살아내야겠네
-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 부분
해설 _ 전형철(시인, 연성대 교수)

목차

1부 기대하지 않는 법도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사는 법도 배웠다
생이 다소 쉬워졌다

해 질 무렵처럼 지내고 있어/ 시를 언제 쓰냐고 물었다/ 장미슈퍼엔 장미나무가 없고/ 간결한 하루/
쓸쓸한 무늬/ 봄에 한발 들어서자/ 오늘의 세 시는 당신 없이 지나갔지만/
제주에서 군산까지 -그리움의 거리/ 전생에 만났던 너와 해후하게 될지도/ ‘몹시’라는 그리움 한 덩어리/
그 아픔을 내게 주소서/ 눈이 녹고 있는 날처럼/ 오늘의 기도를 노을빛에 걸고/ 배경이 없어서/
그때의 선택이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방법

2부 보라색 스웨터를 무릎까지 덮고 있었지만
겨울을 피하기에는
너무 얇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월의 정서/ 산책자들의 도시/ 그때처럼 오후 3시를 걸었지/ 틈날 때마다 서해로 떠났다, 우리는/
나희덕을 읽는 사이/ 뻔하지 않기 위해 나는/ 절반의 어느 방향입니까, 당신은/ 잠깐 눈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일요일의 무인카페/ 저녁 여섯 시 이후/ 오후에 찾아들던 방/ 헝겊 인형/ 그리운 사람들은 청평사에 간다/ 꿈꾸는 집 1/ 꿈꾸는 집 2/ 시가 되는 것들은/ 숨기기 힘들지 연애

3부 깨진 액자 안
분홍 한복 입은 그녀의 웃음이 아직도 분홍이다

빈집이 있는 골목/ 골목 사람들 1 -그는 이제 새벽길에 나서지 않는다/ 골목 사람들 2 -길고양이 집/
골목 사람들 3 -기억을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골목 사람들 7 -슬프지 않은 사람만 손들어 주세요/
지금은 아무도 계절을 키우지 않는다/ 초왕리 빈집 한 채/ 빈집 -입포로9번길 13/ 신이 당신을 사랑한 이유/ 벽난로/ 도서관이라는 숲/ 고향엔 착한 이웃들이 산다/ 그때의 얼굴들이 궁금해/
구름이 사라졌습니다/ 청유형으로 말하면 휘파람이 될 거야

4부 나는 다시 자유롭게
경계에서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한 장의 사진/ 신도 잠든 시간/ 제이미 맘 이수지/ 싱싱한 소문/ 아무것도 손쓸 수가 없었다/
나는 고독사한 청년입니다/ 숨으로 만든 나무와 달과 햇빛/ 로드킬 당한 고라니 한 마리에 대하여/
19세 청년 샤반 알달루/ 난전에서 시든 나물을 샀다/ 서로를 질투하지 않을 방법/ 굳이 재밌는 일이 없어도/ 꿈꾸는 세상에는 조팝꽃이 피었다/ 살다 보니 살아지더라/ 아프지 마라


해설 _ 불온한 안부의 세계선世界線
전형철(시인, 연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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