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책을 쓰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마치 어른들의 세계 같았고, 아직은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무언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마음 한편에 쌓여만 가던 감정들이 언젠가부터 저를 조금씩 밀어냈습니다. 말로 표현되지 못한 생각들, 그리고 이름 붙일 수 없는 슬픔이 글이 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사실 거창한 계획도 없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살아가며 마주한 허무함과, 그 허무 속에서도 끝내 무언가를 붙들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아주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진실된 감정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성장은 늘 고통을 수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장 소설’이라고 하면 한 사람의 찬란한 변화, 또는 아픔을 이겨낸 후의 희망을 떠올리곤 하지만, 저는 그 반대편에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무너지면서 자라는 사람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싸움을 버텨내는 존재들,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차마 말로 꺼낼 수 없는 슬픔을 품은 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아직 학생이고, 그래서 아직 작다는 말도 듣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크기에는 나이가 필요 없다고 믿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는, 때로는 더 어린 시선이 더 맑고 깊을 수 있다는 걸 글을 쓰며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고등학생 작가’로서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한 사람으로서의 제가 처음으로 세상에 꺼내는 마음의 공감입니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 아주 작더라도 무언가 남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여러분이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든, 이 이야기 속 어딘가에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