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누볐던 거대 동물, 사라진 도시, 이 땅을 살아간 존재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생명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상까지.
잃어버린 세상을 따라 떠나는 상상과 발견의 모험!
이 책에는 지구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만 년 전, 한 무리의 선사 시대 사람들이 동굴 입구에서 바라보던 풍경-거대한 매머드와 들소, 털코뿔소가 어슬렁거리던 그 세계-이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도시와 바닷속 보물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전원이 생존한 전설적인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의 여정도 만날 수 있다. 그가 남극으로 떠났을 때 타고 갔던 인듀어런스호는 얼음에 갇혀 100년 넘게 바다 밑에 잠들어 있다가, 2022년 과학자들에 의해 기적처럼 발견되며 다시금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숨겨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연의 이야기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 위에 앉아 자신의 몸 색깔을 바꾸는 꽃게거미, 해조류나 플라스틱 조각까지 붙여 몸을 숨기는 장식게, 줄무늬와 반점을 이용해 몸의 윤곽을 감추는 치타와 얼룩말까지 자연은 살아남기 위해 놀라운 방식으로 변장하고 숨는다. 그 모습은 이 지구가 결코 인간만의 세상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완전히 사라져 버린 생명들의 이야기는 더욱 큰 울림을 전한다.
한때 베링해의 해초 숲을 떠다니던 온순한 거대 동물 스텔러바다소는 느리고 경계심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한 사냥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수천만 마리씩 무리를 이루며 북아메리카 하늘을 뒤덮던 여행비둘기 또한 더는 찾아볼 수 없다. 그 수가 너무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죄책감 없이 사냥 연습용 표적으로 삼았고, 하늘이 텅 빈 뒤에야 비로소 자신들이 무엇을 잃었는지를 깨달았다.
잃어버린 세상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넓히고 지구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키워줄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우리의 몫이에요.”
사라진 세계를 되짚으며,
아직 지킬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희망을 찾다
저자는 잃어버린 것들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지켜낼 수 있는 것들에 주목한다.
한때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인 고래를 잃어버릴 뻔했다. 고래기름과 뼈를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사냥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인류는 늦기 전에 멈췄고, 한동안 침묵에 잠겼던 바다는 다시 고래의 노래로 가득 차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가장 거대한 생명을 지켜낼 수 있었다면, 가장 작은 존재들 역시 지킬 수 있지 않을까요?”
16세기, 비버는 부드러운 털과 향기 나는 분비샘 때문에 사람들에게 무분별하게 쫓겼다. 결국 많은 나라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몇 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비버를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며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다. 비버가 만든 둑은 탄소를 저장하고, 홍수를 막고, 생명을 위한 서식지를 만들어주는 ‘작은 기적’이 된다.
진화의 비밀을 품은 갈라파고스땅거북은 멸종 직전까지 갔지만, 번식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개체 수가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한 마리의 거북은 무려 1,000마리의 자손을 남기며 종의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연이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름부터 ‘멸종된’이라는 뜻을 가진 Gasteranthus extinctus(가스테란투스 익스팅크투스)라는 주황빛 꽃을 기억해보자. 에콰도르의 안개 숲에서 과학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이 꽃을 찾던 중,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 꽃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열대우림의 마지막 조각에 몇 송이 남아 조용히 피어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말한다.
“모두가 사라졌다고 믿는 순간에도, 희망은 어딘가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을지 몰라요. 중요한 건 우리가 그 희망을 바라보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