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연결망으로 본 도시와 이주의 역사적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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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이라는 거대한 지리적 공간은 단순한 해양을 넘어, 역사와 정치, 경제와 문화, 그리고 도시의 형성 방식까지도 뒤흔드는 동적인 연계축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환태평양 연계성의 실체를 다중 스케일의 관점에서 탐색하며, 도시 공간이 어떻게 이주, 무역, 전략, 식민, 문명 등 다양한 요소와 맞물려 변화해왔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라는 국가 단위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 페낭, 리마, 부산, 오사카 같은 개별 도시, 그리고 이주자 집단이 만들어낸 에스닉 공간에 이르기까지, 스케일을 넘나드는 시선이 돋보인다.
총 3부로 구성된 본서는 환태평양의 역사적 연계, 도시적 진화, 그리고 이주와 정체성의 형성 과정을 조망한다. 특히 각 장은 특정 국가 혹은 도시 사례를 통해 환태평양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축되었고, 그로 인해 어떤 변동과 재편이 도시 안팎에서 발생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해양을 단순한 경계가 아닌, 연결의 축으로 인식하고 도시의 형성 및 진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동시대 도시연구 및 지역학, 인류학, 국제정치학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환태평양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바다를 통해 읽어야 할 공간정치의 풍경이 이 책 안에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