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목소리,
절실히 들켜야 할 존재
『들키지 않을 거야』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생동감 있는 문체로 독자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건드린다. 주얼의 목소리는 고통을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고 절제되어 있다. 반면에 관찰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마야의 시선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쉽게 놓치기 쉬운 주변의 ‘조용한 외침’에 귀 기울이게 한다.
이 작품은 학교와 지역사회, 가정 등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동시에, 또래 친구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연대하는 과정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특별한 울림을 준다. 도망치고, 숨고, 사라지는 존재로만 여겨지던 한 소녀가 결국 들키고 마주 보고 회복해 가는 과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도움이 절실한 수많은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목소리이자, 어른들에게는 귀 기울여야 할 요청이기도 하다.
이 책은 특히 청소년 독자뿐만 아니라, 교육자, 부모,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청소년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어른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단순한 소설을 넘어, 현실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고 공감의 감도를 높여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작가인 모린 가비는 이 작품을 통해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아이들이 사실은 가장 절실히 들켜야 할 존재”라고 말한다. 『들키지 않을 거야』는 그 들킴의 순간이 어떻게 구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며, 우리가 모두 그 ‘들키는 장면’의 목격자이자 동행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