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내비게이션 채근담》은 동서고금의 지혜가 필요한 현대인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옮긴이는 명나라 홍자성의 고전 《채근담》 초간본을 바탕으로, 원문과 번역, 각주, 해설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특히 해설을 현대적 시각에서 새롭게 재해석했다.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사회적 양극화와 인간관계의 문제, 인공지능 시대의 자기주도적 삶 등 현실적 고민에 대한 해답을 고전에서 찾는다. 채근담이 강조하는 인내, 절제, 겸손, 자기성찰의 가치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으며,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지혜와 처세의 교훈을 담고 있어,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인생 내비게이션’으로서 손색이 없는 책이다.
채근담은 명나라 말기 홍자성이 인생관과 처세관을 정리한 청언집이다. 책의 이름인 ‘채근담’은 ‘나물菜 뿌리根 이야기譚’라는 뜻으로, 북송의 학자 왕신민이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咬得菜根, 百事可做”라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 이는 어려움과 고난을 견디는 인내와 절제의 자세가 있다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즉, 극한의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견디면 무슨 일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책 이름에 깃들어 있다.
이 책은 홍자성이 유교의 안빈낙도 사상과 도교의 경물중생 사상, 그리고 불교의 출세사상을 융합하고, 자신이 경험한 삶의 지혜를 모두 담아내었다.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문체와 심미적인 내용을 지닌 채근담은 ‘정신 수양서이자 처세의 기서’로 불리며,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홍자성이 집필한 채근담은 정작 명나라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며, 실제로 인기를 끈 곳은 일본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이른바 《에도 시대》를 연 일본은 쇄국주의를 표방하면서도 네덜란드, 청나라 등과 교류하며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었고, 인재 경영과 인간 처세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채근담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채근담이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80년대 이후 중국도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기업 인사관리와 개인 처세를 위한 필독서로 채근담이 비슷한 다른 책들을 압도하고 있다.
홍자성이 집필한 선불기종에 따르면 홍자성은 젊은 시절 관료 진출을 꿈꿨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나이 들어 선禪의 적막에 깃들어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가 활동한 시기는 명나라 만력제(신종, 재위 1573~1620) 시대로, 당시 황제의 방탕과 관료제의 부패, 과거제도의 문란 등으로 인해 유능한 인재의 등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암울한 시대였다. 이런 시대적 배경과, 우공겸, 원황, 풍몽정 등 역시 관직에서 쫓겨난 인물들과의 교우 경험은 홍자성으로 하여금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과 절제된 삶의 지혜를 담은 채근담을 집필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